우리 인생의 전반기 인생이 아무리 화려했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후반기가 좋지 않으면 즐거웠던 소중한 시간들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심리학자 융(Jung)은 인생을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나누면서 후반기 위기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지금까지 사회적 성공을 얻기 위해 노력해 왔던 외향적 태도에 변화가 온다는 것이다. 그동안 치열하게 자기를 달구어 왔던 생의 목표와 야망이 그 의미를 잃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때가 되면 인간의 정신은 내면으로 시선을 옮겨 생의 의미를 음미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즉 신앙세계를 재점검하면서 본래적 자아를 찾아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자 하는데 이 시기부터 인생의 후반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융 자신도 이 시기에 들어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경험했고, 인생에 대한 허탈과 무력감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즉 인생에 첫 번째로 가졌던 1차적인 목표가 중년기쯤 되어 도달한 후 다시 2차적인 목표를 설계하고 새 출발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보통의 사람들은 심한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후반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간 외부세계를 정복하는데 쏟았던 에너지를 이제 자신의 내부로 돌려 그간 묻혀있던 잠재력 개발로 억압감정에서 벗어나게 될 때, 보다 자유롭고 충족된 삶을 만끽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반기가 자기확산의 세계라면 후반기는 보다 신앙적이고 철학적인 정신세계에 눈을 돌리는 자기 수렴의 시기이다. 그러기에 후반기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후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도전의 기회이다. 건강하고 풍족한, 그러면서도 자기 존재 이유를 깨달아 진정한 자기실현을 이룩하는 제 2의 인생이다. 우리 주변에 말년을 제대로 설계해서 하나님의 은총가운데 잘 사는 분들을 보게 된다.

우선 그분들은 신앙이 돈독하고 성품이 온유하고 부지런하고 여유롭다는 게 특징이다. 요즘 많은 장로들이 세상을 뜬다. 또 어떤 장로는 베풀기를 즐겨하고, 남을 대접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장로도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성격이 강퍅하고 독선적이며 편견을 가진 장로들도 많다. 인생의 후반을 잘 설계해서 인생의 후반기도 성공적인 삶이되기를 바란다.

/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