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복지 확대에 따른 세수 마련을 위해 '증세'보다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공평과세를 선택한 가운데 '종교인 과세'가 실현될 지,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평 과세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인수위 주도로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차기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 단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교인 근로소득에 대한 구체적 과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인수위와의 협의를 거쳐 시행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차기 정부의 동의를 받아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정부는 지금까지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국민 개세(皆稅)주의 관점에서, 여러차례 실무차원에서 종교인 과세를 시행을 추진했지만 각종 선거 등 정치 일정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재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공평과세를 위해서라도 종교인 과세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관행적으로 탈세가 이뤄졌던 가족ㆍ친족 간 거액 금전대차 등에 대해 공평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상징적으로 종교인에 대한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인수위와의 협의에 성공하게 되면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인 소득세법 등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나 별도의 추후 개정을 통해 종교인 과세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수위의 고심은 깊다. 종교인들 중에서는 성직이 '근로'로 분류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아, 자칫 잘못하다가는 차기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이명박정부가 차기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처리한 것처럼 인수위와 협의하지 않고 '종교인 과세'를 처리할 가능성도 높다.

여권 관계자는 10일 "종교인들 중에서는 성직이 '근로'로 분류되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굳이 인수위와 협의하는 모양새를 갖출 필요가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기획재정부의 인수위 업무보고가 이뤄진 후 종교인 과세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업무보고에서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p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