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5일(화) 조간신문 브리핑]

▲ 9조 원에 달하는 인천시 부채 규모를 두고 책임론 공방에 휘말린 안상수 전 인천시장.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당시 슬로건은 "빚 걱정 없는 우리 가족"이었다.

강원·인천, 재정파탄 당사자(김진선 안상수)는 '나 몰라라'

“강원도에 따르면 김진선 당시 강원지사가 주도해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 4.9㎢에 2009년 조성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현재 부채만 1조200억 원에 달한다. 순자산 3400억 원의 강원도개발공사는 공사채 9199억 원을 갚을 길이 없어 하루 1억 원의 이자를 물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진선 전 지사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 이어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천은 임계치에 다다랐다. 중단 또는 연기된 사업만 국제업무타운과 로봇테마파크 등 10여 개에 달한다. 개발만 믿고 입주한 주민들은 집값추락에 이자부담, 생활불편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인천시의 빚은 1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주도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기를 위해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1면]

김진선, 안상수 모두 새누리당 인사들이다. 강원과 인천의 현 지자체 단체장은 민주당이고.

전문가 100명이 뽑은 ‘한국 현대건축물 최악’ 그중 3개가 오세훈 작품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 월간 ‘SPACE’는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광복 이후 지어진 현대건축물 가운데 최고와 최악의 건축물을 선정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낮지만 답답하지 않은 천장, 좁지만 불편하지 않은 계단, 작지만 길을 잃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터를 닦고 41세에 짓기 시작해 47세에 완성한 ‘공간’ 사옥이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물로 선정됐다. 2위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3위는 선유도공원, 4위 경동교회, 5위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이 선정됐다.

반면 ‘아이아크 건축가들’의 유걸 공동대표가 원설계를 맡아 지난해 8월 완공한 서울시 신청사는 최악의 현대건축물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주변과 조화되지 않고 외계의 건물 같다”, “일제마저도 특별한 공을 들인 서울의 심장부에 우리 스스로 큰 실수를 범했다”라는 혹평이 나왔다. 2위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3위 종로타워, 4위 한강 세빛둥둥섬, 5위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였다고. [동아일보 1면]

주목되는 점이 있다. 최악의 건축물 1위 서울시청, 4위 세빛둥둥섬, 5위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오세훈 시장 시절 구상 추진됐다는 점이다. 그는 디자인 서울을 표방했다.

새누리당, 내가하면 로맨스인가

새누리당이 연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를 흔들고 있다. 세금 병역 등 은밀한 문제는 비밀에 부치자는 것은 공공연한 주장이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1999년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국회의 동의나 선출이 필요한 고위공직자로 청문회 대상을 제한하려 했지만 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는 것.

청문회 대상은 그 후로도 더욱 확대됐는데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도 작용했다는 점도 강조. 박근혜 당선인은 한나라당 대표 때에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노무현 대통령이 수용했다는 것. [동아일보 6면]

동아일보가 왜 이렇게 인사검증을 강조할까. 이유가 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면 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72649.html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참 이 멘트를 만들다시피 한 사람도 새누리당 출신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다. 당시 야당을 비난할 용도였고.

퇴임하는 MB,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 “내가 검찰에 명령할 수는 없지 않은가”

논평 없이 주목할 발언만 모아본다.

▲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대화록 “국격(國格)이 떨어지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안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사실 그 내용은 국격이라고 하기에도 좀….”

▲ 서거를 부른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서 조사한다고 해서 내가 민정수석에게 '방문 조사를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내가 검찰에 명령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때는 전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있을 때였다. 내가 수사를 중지하라고 하면 자칫 대통령이 초법적으로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못 했다."

▲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시 "확전하지 말라" 지시 내렸다는 소문 관련 "확전하지 말라고 얘기 안 했다. '공군 뒀다 뭐하느냐'고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못하게 했으니 그랬던 거다. 공군한테 때리라고 하니까 우리 군이 놀라더라.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군이 많이 변화했다고 본다."

▲ 임기 초 촛불 시위 관련 ”내가 경찰청장 불러서 '절대로 사람이 안 다치도록 하라' '(경찰이) 후퇴해도 좋고 (시위대가) 청와대 들어와도 좋으니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취임 초로 다시 돌아가면 그래도 미국과 쇠고기 협상 타결)을 했을 거다.

▲ 4대강 사업 관련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었(다.) (‘대운하를 못 한 것이 아쉬운가’하는 질문에)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강 자체를 생산적인 데 쓰지 않고 하수구처럼 쓰는 나라는 없다. (최근 감사원이 4대강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감사 결과를 발표한데 대해) "공무원들은 물일(물과 관련된 공사)을 이해 못 한다. 물일은 홍수 한번 만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빨리 해야 한다. 감사원에서 환경 하는 사람들은 물일에 대한 이해가 없다." [조선일보 4, 5, 6면]

조선일보 “박근혜, (정미홍 변희재 등과) 거리 둬야”

조선일보 정우상 논설위원 칼럼 요약. “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씨는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거명하며 "종북(從北) 성향 지방자치단체장을 기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 논객 변희재 씨는 야권 성향 포털 사이트의 퇴출 운동을 벌이고 조국 서울대 교수의 논문 자기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두 사람은 대선 전에도 종북과 포털 문제를 제기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주장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주장이라도 선거 전후(前後)에 반대 진영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다르다. 세상 이치를 아는 사람들은 "자리에 연연 않고 대통령을 보호하겠다" "반동(反動) 세력과 싸우겠다"며 스스로 '완장'을 차고 접근한다. 그러나 권력자가 자기를 지켜주겠다는 완장 세력에 기대는 순간, '완장'은 칼이 되고 망치가 된다. 국민은 선거 때 '통합'을 약속했던 박근혜 당선인이 그들과 거리를 두는지, 그들에게 기대 또 다른 홍위병을 만드는 건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 [조선일보 33면]

“조선일보 탈북자 다큐멘터리 연출 조작됐다”

2008년 제작된 조선일보의 탈북자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 당시 조선일보의 집중보도 등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16개의 언론상을 탄 작품이다. 특히 마약밀매 장면은 이 다큐의 핵심 내용이었다. 다큐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듯 한 사람이 입안에서 하얀 가루가 담긴 작은 비닐을 꺼낸 뒤 북한산 마약 ‘뺑굽’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연출이었다. 통일뉴스 김치관 국장은 당시 코디네이터로 일했던 조선족 김준철 씨를 1월 초 중국 연변에서 만나 그 장면이 사실은 화학조미료 미원을 가지고 연출한 것이라는 증언을 듣고 보도했다. 김치관 국장의 한겨레 인터뷰 내용이다. “보수언론의 북한 관련 보도에는 왜곡된 부분이 꽤 있습니다. 확인이 어렵다는 맹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특히 탈북자나 이른바 ‘지하교회’ 관련해서는 잘못된 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겨레 27면]

이 기사를 읽으며 조선일보 2009년 7월 24일자 사설 내용을 떠올린다. “더 큰 문제는 아무도 조작과 연출을 허물로 여기지 않고 들통 나도 "다들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중략) 우리도 조작 방송을 없애려면 방송사가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제작 책임자를 중징계하는 등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조선일보가 질타한 대상은 KBS SBS이었다.

국정원 직원 정치글 상당수 지워졌다

대통령선거 관련해 여론조작 시도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그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정치 관련 게시물의 상당수가 이미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다. 91건을 올렸는데 남아있는 게 21건이며 70건의 글이 이미 삭제됐다는 것. 글의 상당수는 정부 여당을 옹호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서만이 아니다. 보배드림, 뽐뿌에서도 관련 글이 삭제됐다고 한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증거인멸 자체가 범죄는 아니지만,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의 진단, 주목된다. [한겨레 1면]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알고도 모른 척

국정원은 이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자체조사에서 사실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문제가 제기되고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이 직원은 대선과 관련한 어떠한 댓글도 게시한 적이 없으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어떤가. 대선 전에는 글을 남긴 흔적이 없다고 하더니, 1월 3일 브리핑에서 찬반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한 것 이외에 대선 관련 글을 게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 사이트에 150여 건의 글을 올린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다고 한다. 거짓말을 한 셈이다. [세계일보 9면]

거짓말도 문제지만, 이 해명으로 두 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것은 명징한 사실이 됐다. 월간중앙 1월호는 이것이 보수표심의 결집 요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출산장려금 팍팍 줘도…

아이 울음소리에 목말라하는 시골 지방자치단체가 셋째, 넷째 아이 출산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충북 괴산은 셋째 출산장려금으로 1000만원, 전남 함평군은 1200만원, 넷째 이상 1300만원을 주고 있고, 경북 울진군은 한술 더 떠 셋째 1320만원, 넷째 192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고.

효과가 있을까. 미미하다고. ‘거액’을 주다 보니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 위장 전입했다가 돈을 다 받은 뒤 이사 가는 ‘메뚜기 출산’도 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일정기간 살지 않으면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전문가들은 “출산정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보육정책 등이 동반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서울신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