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가 자신의 박사학위와 관련해 참고 문헌 인용 과정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으나 자신이 목회적 경험으로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표절을 부인했다. 이 논문은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프스트룸대(현 노스웨스트대)에 제출한 '신약성경에 비춰 본 제자 훈련 설교'인데 교회 당회가 꾸린 조사위원회는 미국 바이올라대 마이클 윌킨스 교수의 저서 '주를 따르며(원제 Following the master)'를 포함해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외국 신학자의 저서 4종을 표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또 논문 170쪽 중 조사위원회가 표절을 찾아낸 부분이 33쪽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에는 "다른 저서들을 모두 구해서 전수 조사를 한다면 이보다도 더 많은 표절 증거가 나올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사료된다"고 기재돼 있다. 한편 노스웨스트대학이 오정현 목사의 박사 논문을 놓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다시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오정현 목사는 논란을 의식한 듯 논문을 수정했는데 14년 만에 고치면서도 감사의 글을 작성한 시점은 1998년으로 표기했고, 지도 교수였던 구찌에 박사(J.C. Coetzee)가 2002년에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명을 다시 받아 스스로 정직성을 실추했다.

이와 관련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이어 성서한국은 오정현 목사의 이사직을 박탈할 움직임이다. 본인 주장과는 달리, 교회 내부에서조차 논문 표절은 사실로 인정되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직 또한 유지할 명분이 없어진다. 사실 오정현 목사는 수천억대의 초호화 예배당 신축으로 이미 한국교회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 장본인이다. 한국교회에서 존경받던 원로 고 옥한흠 목사의 유족은 오정현 목사가 생전 옥 목사에게 건축 독려 메시지를 무리하게 강요하면서까지 건축을 추진했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는 터다. 지난 주일에는 증거 제시 없이, 당사자도 부인하는 ‘협박 피해설’까지 흘리며 교인의 동정을 자아내려 했다. 오정현 목사의 상식적이고 책임 있는 처신은 당연하다.

이참에 한국교회 안에 허황된 학위 망령을 점검해야 한다. 목회자 후보생이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교역자 구직난은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영성’ 대신 ‘스펙’을 따지는 교회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풍토 속에 학위 표절 및 대필 유혹을 근절하기란 쉽지 않다. 성서를 읽기 위해 등잔불을 훔칠 수 없듯, 목사가 되기 위해 학위를 훔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스펙보다 정직을 우선 가치로 삼는 한국교회 풍토의 전기가 되려면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문제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이 뒤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의 결론만으로도 오정현 목사는 물러나야 마땅하다. 시간을 끌거나 변명을 더할수록 교회와 자신은 더 큰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