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둘러보아도, 저리 찾아보아도, 그리고 아무리 사돈네 팔촌까지 뒤져 보아도 장로님도 목사님도 한 분 없는 영적 불모지와 같은 가문 속에서 자란 저이기에 영적으로 늘 외롭고 고독하였습니다. 겹겹이 쌓인 불신앙과 우상의 굴레를 타파하고 오히려 그 속에 머물러 있는 영혼들을 구원시키기 위하여 하나님은 어린 저를 택하시어 기도 훈련을 시키셨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새벽기도 훈련을 시키셨고, 신학교 입학해서는 방학 때마다 오산리 금식기도원을 찾아가 1주일씩 금식기도로 단련을 하게 하셨고, 전도사 때는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3년 동안 삼각산에 올라가 부르짖어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기도 후원자가 없으니 혼자서 기도의 분량을 채워 가며 목회자의 길을 닦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거치른 영적 황무지를 홀로 길을 만들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어둠의 권세와 맞닥뜨려 싸워야만 했고, 생활고에 시달렸을 때는 새벽에 나가 아파트에 주차되어 있는 자가용 20여대씩 세차를 하며 돈을 벌어 신대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영적 멘토가 없는 고아의 심정으로 부르짖어 기도하며 개척한 교회가 바로 <보배로운 교회>입니다. 오직 믿고 의지할 분은 여호와 하나님밖에 없어 기도는 더욱 간절했습니다.

1998년 1월 11일 저희 가족 4명은 아직 정리되지 않는 2층 상가 40평 맨바닥에 돗자리 깔고 앉아 첫 예배를 드렸습니다. 몸도 맘도 추운 1월이었지만 개척이라는 열정을 품고 부부는 매일 전도지를 들고 아파트 꼭대기를 오르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때론 자녀들에게 아파트 한 동 전도지 붙이는데 1000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작은 힘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때론 인간적인 열정이 앞서다 보니 교인들과 갈등이 있어 이별의 아픔을 맛보기도 했고, 목회에 절벽을 느꼈을 때는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특별한 재주도, 능력도 없지만 한 가지 괜찮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성실’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것 아홉가지이지만 그 괜찮은 것 한 가지 보시고 보배로운 교회에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이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주도 많고, 성품도 좋고, 열정도 있고, 믿음도 좋은 분들입니다. 목사와 평신도라는 이름표를 가리우고 보면 사실 이 분들이 훨씬 더 훌륭합니다. 아마 천국 상급도 더 클 것입니다. 이렇게 귀한 성도들을 만나 목회하는 저는 참 행복한 목사입니다.

스스로 ‘나처럼 행복한 목사가 또 있을까?’미소 띄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15년을 달려온 지금, 이제 달려갈 15년을 바라보며 2000여명의 성도와 함께 제4막 새성전 시대를 그려 가고 있습니다. <달려갈 15년 비전은 옆 ‘쉬어가는 코너’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돌아보면 구불거리지 않았고, 멈칫거리지 않았고, 철로마냥 일직선으로 달려올 수 있었음이 감사한 일입니다. 이 모습 이대로 또 그렇게 달려가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스타팅은 외로웠지만 이제 달려갈 15년은 참 좋은 2000여 성도와 함께 뛰고 있으니 외롭지도 고독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소망이 넘치고 기대감이 부풀어 오릅니다.교회를 축복하신 하나님은 성도들을 축복하셔서 멋지게 신앙생활하게 하실 것입니다. 멋지게라 함은 하나님 보시기에 흐뭇하고, 사람이 볼 때 칭찬할 만한 자세입니다. 빵집에서는 빵 굽는 냄새가 나야 하듯, 교회 안에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피어오르므로 인근 지역을 넘어 세계 모든 민족 열방에까지 하나님의 나라가 회복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