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훈련 수료생들과 함께 국내성지순례를 다녀올 때면 여수의 손양원기념관을 방문할 때마다 큰 도전과 감명을 받게 됩니다. 손양원 목사님이 아끼시던 글모음에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라는 글이 있었는데 깊은 감명을 받아 수첩에 베껴왔습니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눈밭 속을 걸어가더라도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

이 글은 조선 시대 이양연이라는 사람의 시(詩)인데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님이 큰 결단을 내릴 때마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어 행여 후세 사람들이 전철(前轍)을 밟게 될까 경계하였으며, 이 글을 자주 인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기 기념으로 손양원 목사님을 아끼던 백범선생님이 74세 때 손양원 목사에게 써준 글이라고 합니다.

뛰어난 지도력으로 존경을 받았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기자들이 그를 방문하여 탁월한 지도력의 비법을 물었을 때 아무 말 없이 실 50cm 정도를 책상 위에 똑바로 늘여 놓고는 뒤에서 밀어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기자들이 열심히 밀어 봤으나 그 실은 고부라지기만 할 뿐 앞으로 나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실을 앞에서 끌어 당겼습니다. 실은 곧바로 앞으로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와 같이 앞에서 끌면서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입니다. 짐승은 뒤에서 몰아도 사람은 앞에서 인도해야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여 새 정부가 출범하였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해서 형식상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중임을 맡는 분들은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교회를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의 지도자들은 더더욱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을 세워야 한다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야겠습니다.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할지니 이에 이 사람들을 먼저 시험하여 보고 그 후에 책망할 것이 없으면 집사의 직분을 맡게 할 것이요(딤전3:9-1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