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멈추질 않네//아무리 괴롭고/슬픈 일이 있어도/언제까지/끙끙 앓고만 있으면/안 돼//과감하게/수도꼭지를 비틀어/단숨에 눈물을/흘려 버리는 거야//자, 새 컵으로/커피를 마시자”(시 ‘나에게’ 전문)

만 99세의 일본 할머니가 펴낸 시집이 발행 부수 100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어 일본사회를 감동시키고 있습니다. 화제의 시집은 시바타 도요{99) 할머니의 첫 시집 ‘약해지지마’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만 92세 때 시를 쓰기 시작한 시바타 할머니는 지난 2009년 10월 그동안 쓴 작품을 모아 자비로 시집을 출판했는데 100만부 이상 팔렸습니다. 일본에서 시집은 1만부만 팔려도 히트작으로 분류되는 만큼 100만부를 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시바타 할머니는 1992년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살아왔다. 허리를 다쳐 원래 취미였던 전통 무용을 할 수 없게 돼 낙담해 있다가 외아들의 권유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시 쓰기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인생에 괴롭고 슬픈 일만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는 시바타 할머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추억과 감사를 통해 따뜻한 목소리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독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약해지지마’의 독자층은 14~100세까지 폭넓습니다. 특히 40세 이상 여성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판사에는 “자살하려던 생각을 버렸다.” “앞으로 노후생활의 지침으로 삼겠다.”는 등의 감상을 적은 독자카드가 1만통이나 쇄도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습니다. 시바타 할머니는 “격려를 받았다는 독자들의 반응에 나도 격려를 받고 있다”며 두번째 시집 출판에 의욕을 보였다고 합니다.

‘약해지지 마’(지식여행 펴냄)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습니다. 다음은 시바타 할머니의 시집에 실린 주요 작품입니다. “이번 주는/간호사가 목욕을/시켜 주었습니다/아들의 감기가 나아/둘이서 카레를/먹었습니다/며느리가 치과에/데리고 가/주었습니다/이 얼마나 행복한/날의 연속인가요//손거울 속의 내가/빛나고 있습니”(‘행복’ 전문)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 하루/ 너무 사랑스러워//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집까지 찾아와주는 사람들//제각각 모두/나에게/살아갈 힘을 선물하네”(시 ‘살아갈 힘’ 전문)

시바타 할머니를 보면 우리의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상 속에 감추어진 행복의 이유들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을 만날 때 행복을 발견하는 눈이 열리게 됩니다.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들이여 다 그 성읍과 함께 기뻐하라 다 그 성읍과 함께 즐거워하라 그 성을 위하여 슬퍼하는 자들이여 다 그 성의 기쁨으로 말미암아 그 성과 함께 기뻐하라(사66:1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