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식당에 내려갔더니 이웃사랑회 회원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시는가 해서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봄나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다듬고 계셨습니다. 다음 날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최근에 등록하신 새가족이 한분 계셨습니다. 아마 교회에 오셨다가 얼떨결에 나물 다듬는 자리에 함께 앉으신 모양이었습니다.

새가족이 그렇게 나물 다듬는 자리에 함께 계시는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새가족으로서 이런 일에 참여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혹여나 집에서도 하기 싫은 일을 교회까지 와서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조금 열렸던 마음까지 닫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나물을 잘 다듬고, 아무리 주변에 평소 잘 알던 몇 분이 옆에 계시다 해도 새가족이 알기 힘든 것이 있다는 생각에 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졌습니다. 새가족이 모르는 것 첫째는 봄나물 다듬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3:23).”고 하셨으니 주께 하듯 최선을 다하면 봄나물 다듬는 일도 주님을 섬기는 일이지요.

둘째는 봄나물 다듬는 일이 복된 일이라는 사실을 모를 것입니다. 주께서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고 말씀하셨으니,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이 나물은 곧 주님께 올려드리는 나물이었습니다.

셋째는 봄나물 다듬는 자리는 형제 자매가 함께 하는 기쁨의 자리라는 사실을 모를 것입니다. 서로를 받아주는 자리, 서로를 섬기는 자리, 돈을 주고라도 사모하는 자리를 새가족들은 도무지 모를 것입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정성을 가득 담아 준비한 봄나물을 드시는 어르신들의 몸이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상처 받은 마음에 놀라운 위로와 치유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도 모를 것입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먹는 음식은 몸과 마음과 영혼의 보약이요 치료제니까요! 이 음식을 드신 어르신들이 행복해지시면 그 가족들이 덩달아 행복한 하루가 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봄나물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운동력이요 축복의 통로임에 틀림없습니다. 새가족들이 빨리 이 사실을 알고 누리게 되길 기대합니다.

“주님, 지난 수요일에 봄나물 잘 드셨지요?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