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10차례 개혁 토론회 열기로…교회와 목사에 대한 신뢰도 바닥
                                     CBS노컷뉴스 이승규 기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에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15년만에 4배나 감소했다. 1998년에 24%였던 교회 만족도가 6%대로 급락한 것이다.

목사에 대한 만족도도 10명 가운데 4명이 만족도가 높았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10명 중 한 명꼴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가 바닥이란 점에서 한국교회가 위기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토론회를 마련한 것도 바닥으로 떨어진 한국교회의 위기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자유와 소통이라는 종교개혁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교회 내 권력의 중앙집권화,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평신도 배제, 불투명한 재정 사용 등이 종교개혁 이전의 중세교회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진리에 대한 자유로운 소통 대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멘하는 것이 오직 은총만으로의 좋은 모델이 되어 버렸다"며 "교회와 신학교는 서로 손가락질 하는 등 서로 소통 없이 각자 갈 길만 바쁜 한국교회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정원범 교수(대전신대)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불신을 당하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직 믿음의 신앙에서 예수 따름의 신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의 혁명성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개인 구원과 사회 변혁을 아우르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기독교는 세상 질서와는 판이하게 다른 새로운 질서, 하나님나라의 속한 자"라며 "그런 사람으로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우리 교회 안에 예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며, 예수를 따라가는 참된 기독교인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앞으로 교회론과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와 정책, 교회 교육의 대안, 선교에 대한 대안 등을 주제로 신학토론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이슈와 사회 선교에 힘써 온 교회협의회가 한국교회의 위기와 진단을 신학적으로, 목회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교회협을 기대하는 요구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hanseij@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