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세기 28:16~22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옛 이름은 루스더라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1.

어떤 사람이 쓴 감사에 관한 글이 있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오늘 아침 일어났을 때 당신의 몸이 건강하다면, 당신은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하고 죽을 이 세상의 백만 명보다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한 번도 전쟁의 위험이나 수용소의 외로움이나 고문의 고통이나 굶주림의 쓰라림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5억 명의 사람들보다 더 나은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체포, 협박, 고문,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 없이 교회를 나갈 수 있다면, 당신은 30억 명의 사람들보다 축복 받은 사람입니다.

만일 당신의 냉장고 안에 음식이 있거나, 당신의 몸에 옷이 걸쳐져 있거나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잠 잘 장소가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 인구의 75%보다 더 부유한 사람입니다.

통장이나 지갑에 돈이 있거나, 집 어딘가 작은 그릇 안에 남아도는 동전들이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의 8% 상위권 안에 드는 부유층이며, 두 부모가 아직 살아 계시고 아직 이혼하지 않으셨다면, 보기 드문 축복을 입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고개를 들고, 얼굴에 미소를 띠고 감사할 수 있다면, 당신이야말로 놀라운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그렇게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거나 누군가의 어깨에 손을 얹어 준다면, 그것 역시 축복을 받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에게서 치유의 능력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두 배의 축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당신 아닌 누군가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세상의 20억 명이나 되는 문맹자 속에 당신이 속해 있지 않은 까닭입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사는 이들이 많은데, 이 글대로 가만 생각해 보니, 사실은 내가 무척 행복한 사람입니다. 눈을 조금만 돌려, 나에게서 옆으로, 조금 더 조금 더……. 정말이지 세계 인류, 지구촌의 현실과 비교해 보면 나는 무척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감사 보다는 늘 불평을 많이 하고 사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증손자인 원한광 교수가 몇 해 전,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에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경기가 좋아졌다, 살만하게 되었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입니다. 우린 예전과 비교하면 얼마나 살기 좋아졌습니까? 요즘에 기름 값이 너무 올랐다고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여기 저기 불평입니다. 그런데 내 어릴 때만해도, ‘마이카(my car) 시대’가 열린다는 말을 믿지 못했습니다. 자동차를 어떻게 신발처럼 개인 것으로 소유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습니다. 그건 그저 독재자가 국민들의 마음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허황된 구호였습니다.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런데 그 세월이 얼마나 되었다고, 우리는 기름 값이 올라서 차를 굴리지 못하겠다고 불평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개인이 전화기 갖고 다닌다는 것은 특권층의 권세로 여겼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만의 전화기를 갖고 다닌다는 것, 그리고 그것도 세계 어디서나 통화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소설에나 나오는, 첩보 영화에서나 가능한 완전히 꿈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우리 교회 부임할 때만도, 핸드폰이 무전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목사님께 심방용으로 사 드릴 거냐 말거냐가 당회 안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건 별 거 아닙니다. 전화기, 이른바 핸드폰을 갖고 있다는 게 뉴스거리가 아니라 어떤 핸드폰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핸드폰 수명은 1년도 채 안된다고 합니다. 고장 나서가 아니라 패션이 구식이라 아이들이 다 버린답니다. 그야말로 핸드폰 갖고 쇼를 하는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살기가 힘들다고 불평합니다. 그리곤 매일 데모합니다. 예전엔 고기 먹는 게 연중행사로, 명절에나 가능했는데, 이젠 확률도 별로 없는 광우병 소고기 먹고 죽을 지도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곳곳에 먹을 게 쌓여있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골칫거리 가 될 정도인데, 그런데도 살만하다고 감사하는 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예배 시간에 드리는 기도를 들어봐도 언제나 ‘살기기 힘든 이때에’라고 기도합니다. 이상하게도 예전에 우리가 살던 시대와 비교해 보면, 우린 지금 꿈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는 살기 힘들다고 불평합니다.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이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보릿고개에 대해 알아 와라.’ 이었습니다. 보릿고개, 그 시절에는 정말로 보릿고개가 있었습니다. 신문에는 종종 보릿고개 때 굶어죽는 이들의 소식이 실리곤 했었습니다. 산에 가서 나무껍질 벗겨먹고, 풀뿌리 캐 먹은 이야기, 심지어 버섯을 잘 못 먹고 죽은 사람들, 쓰레기통에 버려진 복어 알을 일반 생선 알인 줄 알고 갖다가 끓여먹고 죽은 사람들, 늘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가득했었습니다.

그 보릿고개가 언제 사라졌습니까?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나 학교 다닐 때까지 쌀이 부족하다고 잡곡 도시락 검사를 매일 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지금 잘 살게 되었고, 이전과 비교하면 말할 수 없이 풍요로워졌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감사할 줄 모릅니다.

2.

야곱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 길도, 사실은 형이 무서워서 도망가는 길입니다. 먼 삼촌 집에 신부 구하러 간다는 구실이지만, 형의 장자 축복권을 가로채고는 형의 복수가 두려워 도망가는 신세입니다. 나름대로 부잣집 아들이면서도 자기의 여행길에 수행을 들 하인 하나 없이 가는 것으로 보아 급하게 도망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홀로 도망가다가 광야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찾아오심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기 혼자 외롭다고 여기며 잠들었는데, 꿈에 하늘이 열리며, 하늘로 닿은 사닥다리가 자기 뒤로 이어져 있고, 천사들이 그 사다리로 오르락내리락 하며 하나님과 자신을 잇고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마침내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셔서 ‘나는 네 할아버지 아브라함, 네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다’라고 하시며, 야곱을 축복하십니다. 그리곤 결정적으로 15절,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하십니다.

그리곤 야곱이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납니다.

하나님을 만난 야곱, 그의 첫 번 반응은? 두려움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 그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은 두려움입니다. 요즘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의 하나님’을 강조하여,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삽니다.

이런 우스개가 있습니다. 교회학교 다니는 아이가 밤에 길을 가다가 귀신을 만났습니다. 두려움에 빠진 이 아이, 문득 떠오르는 것, ‘찬송을 부르면 귀신이 도망간단 던데’ 그래서 얼떨결에 부른 찬송,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러자 귀신도 감동을 받으며 이렇게 노래하더랍니다. “감사해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귀신을 만나도 이런 두려움이 생깁니다. 그런데 창조주 하나님을 만났는데 어찌 두려움이 들지 않겠습니까?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17)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그 두려움 속에 무엇을 합니까?

야곱은 큰 두려움 속에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두려운 그곳을 빨리 벗어나고플 텐데 그는 그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곧 바로 일어나 뭘 합니까? 18절,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무슨 뜻입니까? 야곱은 뭘 한 것입니까? 야곱은 제단을 쌓은 것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그 두려움의 순간에 어떻게 제단 쌓을 생각을 했을까요? 두려워 벌벌 떠는 그 순간에 어떻게 제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요?

교육의 힘입니다. 어릴 적부터 그는 아버지 이삭이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것을 곁에서 도운 적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 두려운 상황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이 장면을 두고 신학자들은 말합니다. 야곱이 아버지 이삭에게서 독립하는 장면이라고. 그전까지는 아버지 이삭에게 가려있었습니다. 언제나 아버지 이삭이 하는 것을 곁에서 돕기만 하면 됐고, 구경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도 없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직접 일어서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잠을 자던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을 하나님께로 향하는 제단으로 만듭니다.

그리곤,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자기가 갖고 있는 기름으로 제물 삼아 드리고, 하나님께 4가지 소원과 3가지 서원을 드립니다. 야곱이 하나님께 요구한 것은 첫째, 하나님의 동행, ‘나와 함께 계셔서’, 둘째, 하나님의 보호,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셋째, 의식(衣食)의 공급,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넷째, 가나안으로의 귀환,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이렇게 4가지를 하나님께 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3가지 서원을 드립니다. 첫째, 여호와 신앙으로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둘째, 하나님의 전 건축으로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그리곤 마지막 십일조 헌납,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물론 야곱의 여호와 신앙이 여기에서 처음으로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이미 모태신앙자로 어릴 적부터 여호와 신앙에 익숙한 이입니다. 그런데 이제 자기 인생에 있어서 위태하고 외롭고 두려운 그 시점에 찾아오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자신의 여호와 신앙을 재확인, 재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 나름대로 소망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3.

분명한 것은, 야곱은 아직 목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면서까지 장자 축복권을 얻었지만, 그 축복의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것을 얻기 위해 가는 중입니다. 그것도 아무도 없이 홀로 외롭게 길을 가는 도중입니다. 어찌 보면 처량하기 까지 합니다. 부잣집 아들이 일시에 거지 된 신세입니다.

그런데 왜 여기서 야곱은 자신의 신세타령을 하지 않았을까요? 얼마든지 불평을 쏟아 부을 자리인데, 그에겐 그런 자세가 없습니다. 그는 도리어 자신을 찾아와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하나님을 향하여, 그 하나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레 소망과 서원을 함께 하나님께 드립니다.

아무 것도 이루어진 것도, 아무 것도 잡힌 것도 없습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무일푼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왜? 반드시 그렇게 될 줄 믿고 감사합니다.

어느 교회 장로님이 입원하였습니다. 목사님이 심방을 갔습니다. 목사님은 장로님을 위로하며 물었습니다. “장로님, 병세가 어떻습니까?” 그러자 장로님이 답합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원장님이 오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병원 원장이 간호사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원장은 장로님을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장로님의 차트를 심각하게 뒤적여 봅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간호사에게 말합니다. “빨리 가서 장 의사를 불러.”

간호사가 급하게 나가자, 장로님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장의사라니? 내 병이 그렇게 심각한가?’ 큰 불안 속에 장로님은 목사님을 찾았습니다. 진찰 때문에 문 밖에 나가있던 목사님이 들어오시자, 장로님이 말씀합니다. “목사님, 우리 교회당 건축을 위해 헌금을 작정하고픕니다. 종이와 볼펜을 좀 주세요.”

목사님은 급히 종이와 볼펜을 내밀었다. 장로님은 종이 위에 “건축 헌금 200,000,000원”을 기록하였다. ‘0’이 8개! 그걸 보고 목사님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장로님,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 때 간호사가 한 젊은 의사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그를 보고 병원장이 말했습니다. “장 의사, 자네는 왜 어제 환자의 상태를 차트에 기록하지 않았나?” 이에 장 의사가 말합니다. “오늘 쯤 퇴원하셔도 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누구 얼굴이 다시 변했을까요? 장로님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러더랍니다. “목사님, 아까 써 드린 숫자에서 0을 두 개만 지우세요. 제가 손이 떨려서 잘못 적었습니다.” 그래서 2억이 2백만 원이 되었답니다.

지난주일, 우리는 100주년 기념 성전 건축 헌금 약정을 하였습니다. 얼마가 약정되었을까요? 교우들의 약정은 교우들의 담당액 20억 원에서 62.82%이고, 다행히 2주전, 장로님들의 약정이 100%를 넘어섰었기에 총 합계는 30억 원 목표에서 76.21%로 22억 8천 6백 56만원이 되었습니다.

미완성입니다. 목표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나도 야곱처럼 절망하지 않습니다. 25%가 부족하지만, 그러나 제단을 새로 쌓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소망과 서원을 우리 주님께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입니다.

다만 약정을 아직 못하신 분들은 참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약정한 결과, 좀 부족하다 싶은 분들은 조금 더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성전 건축 역사에 함께 참여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야곱, 목표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목적지에 닿지도 못했는데, 하나님께서 자신을 찾아오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여 일어나 제단을 쌓고 소망과 서원을 드립니다. 이런 야곱을 하나님께선 버리지 않으시고, 마침내 그가 소망하고 서원한 모든 것을 그대로 이루도록 역사해 주십니다.

4.

지금은 우리 모두 노중(路中), 길가에 있습니다. 삶의 목적지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들 중에 원하는 목적지에 이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야곱을 배웁시다. 감사하며 삽시다. 아직 얻지 못했다고, 여전히 불편하다고 쭝얼대며 세월을 보내지 말고, 그저 믿음을 갖고 감사하며 삽시다.

유태영 박사를 아실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새마을운동을 만든 분이고, 건국대 총장을 지낸 우리 현대사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던 큰 분입니다.

그런데 그 유태영 박사는 기독교 방송에 나와서 간증한 적이 있는데, 그의 간증을 들어보면 자랄 때 그는 얼마나 가난했는지 모릅니다.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그는 구두닦이부터 시작하여 신문 배달과 실 장사 등을 하면서, 야간으로 고등학교와 대학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거의 굶다시피 하면서 공부하던 그는, 어느 날 쓰레기통에서 밥 덩어리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주워 먹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형편에서도 그는 유학 갈 꿈을 가졌습니다. 주님께서 도와주시면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 믿고,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황당하기 짝이 없는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꿈을 현실로 이루어냈습니다.

유 박사는 그 때의 일기 내용을 소개했는데, 그 일기에는 쓰레기통에서 밥을 주워 먹으면서도 주님께 감사한다는 글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자기 신세를 한탄하면서 세상을 원망할 법도 한데, 그는 주님께서 도와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고,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던 것입니다. 그리곤 그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기에 감사했습니다!

결국, 덴마크와 이스라엘까지 가서 그 나라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머슴의 아들로 태어난 그가, 드디어 대학 교수가 되는 명예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 분 스스로가 말하듯이, 신앙의 힘이 아니었으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일찌감치 하나님의 뜻대로 살면서 자신의 소망과 소원을 아뢰면,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것을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고, 그 확신의 자세로, 쓰레기통에서 밥 덩어리를 주워 먹으면서도 감사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분명 노중에 있음을,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그 축복의 장소, 그리로 가는 중도에 있음을 확신하며, 그것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감사했답니다. 불평과 불만이 쏟아져 나올만한 그 현실에서 도리어 감사하며 살았답니다.

그 분이 어느 경영 잡지에 실은 자신의 고백과 같은 글인데, 이렇습니다.

“내가 거지같이 살면서도 의욕에 넘칠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음이 환경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은 마치 핵과 같다. 핵은 가만히 있을 때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원자핵에 중성자를 집어넣어 핵분열을 일으키게 하면, 그 온도가 1억 도까지 올라가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마음 그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지만, 희망과 꿈이 믿음이란 중성자와 결합될 때, 핵분열 하듯 무한대의 에너지가 창출되어 삶에 혁명을 일으킨다. 마음의 핵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삶이 신비한 것은 그 속에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서 환경을 넘어서서 놀라운 역사를 창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고백한 그대로 희망, 꿈, 믿음,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 한 가지 더 ‘감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 엄청난 역사가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5.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우리 교회도 모두 아직 길가에 있습니다. 목적지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조금 불편하고,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고, 조금 어렵더라도 절망하지 맙시다. 불평하지 맙시다.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계속 나아갑니다.

어쩌면 약속은 받았지만 여전히 외롭게 홀로 잠드는 야곱 같은 신세입니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야곱의 신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찾아가시기 원하십니다. 깊은 골방, 벧엘의 장소를 만들어,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그리곤, 감사함으로 일어서십시오. 감사함으로 축복된 미래를 받으십시오!

다음 주일은 맥추 감사주일입니다. 가끔 ‘맥주 감사주일’이라고 발음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맥주 주심을 감사하는 주일이 아니고, 맥추(麥秋) 감사 주일, 한 해의 상반기를 감사하며 앞으로의 시간을 바라보는 감사의 주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 벧엘의 골방에서 감사함으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7월 이후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우리에게 열어주시는 축복과 약속의 땅 가나안, 펼쳐지는 새 역사의 현장이 될 줄을 믿습니다.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은 노중에 있는 성도들이여, 믿음과 감사함으로 여러분의 앞날에 하나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