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야 산다고 한다.
왜 먹어야 살까?
엉뚱한 생각이 찾아들었다.

한 주간을 굶으니 힘을 못 쓰겠다.
힘을 얻어야겠다고 죽을 시작해서
뭔가 먹기 시작하니
어디선가 힘이 생긴다.
옛 어른들께서 밥 힘으로 산다고 하시더니 ...

밥상을 마주 하고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그런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왜 먹어야 사는지 아니?
네가 먹는 것이 다 남의 생명이다.
너는 남의 생명을 먹음으로 힘을 얻는 것이다.

벼의 생명, 물고기의 생명, 채소의 생명, ...
그것들의 생명이 너에게 들어감으로
너는 살아나고 힘이 생기는 거란다.

갑자기 밥이 심각해진다.
너무 생각 없이, 가볍게 남의 생명을 대했다.
그것도 어떨 때는 기껏 먹고는
배불러 죽겠다고, 체중이 늘어 죽겠다고 ...
희생당한 생명을 욕되게 했다.
적당히 먹고 살아야 했는데 ...

밥 먹고 살고 있다면
남의 생명의 몫까지 잘 살아야 함을 잊지 말자.
그리고 내 영혼, 역시 예수님의 생명을
먹고 있음을 잊지 말자.
예수님이 그래서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하셨다.
아마 우리 한국인에게 직접 말씀하셨다면
‘나는 생명의 밥이다. 나를 먹어라.’ 그러셨을 것이다.
잘 살자, 남의 생명, 그리고 예수님의 생명이
내 목구멍을 넘어 내 안에서 희생되고 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