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서 본 것.

“음식에는
종류에 따라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온도라는 것이 있다.
예컨대 물맛은
수돗물이나 약수터 물의 경우 섭씨 13도 일 때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깊은 우물의 물이
시원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그 온도가 13도에서 15도 사이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맛의 온도가 있다.
70도가 그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식후에 즐겨 마시던
숭늉의 온도가 바로 그 온도이다.

그리고 물이 가장 맛이 없는 온도가
바로 35도에서 40도 사이이다.
즉 우리의 체온(37도)을 중심으로 하는 온도일 때 가장 맛이 없다.

또 커피에도 맛의 온도가 있다.
63도에서 64도 사이이다.
미국의 경우 커다란 커피 잔에 펄펄 끓는 커피를 붓고
설탕 한 스푼을 넣고 밀크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후 휘저으면
바로 64도가 된다고 한다.”

그럴 거다.
모든 것은 그에 맞는 적당한 온도,
즉 그 맛과 멋을 최대로 낼 수 있는 적당한 온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믿음의 온도도 그렇지 않을까?

요한계시록에 보면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해
‘차지도 덥지도 않다’며 토해 내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던데 이 말씀은
미적지근, 미지근하다는 것보다
자신의 신앙을 가장 멋지게 낼 수 있는 온도,
차든지 덥든지 아무튼 그런 온도가 있는데
적당주의에 빠져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하여
그 맛을 최대한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런 교회를 향한 책망이 아닐까 싶다.

우리 왕중교회,
몇 년 동안 냉온탕을 다 겪어 봤다.
이제 정신 차리고 우리의 신앙 공동체,
주님을 향한 마음과 진심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온도를 만들어 내자.
열 받아 정신 놓아버린, 평정심을 잃어버린
우리 모두에게 제 마음, 제 정신, 제 감정, 제 사랑을 회복시켜 줄
가을바람이 곧 살랑살랑 불어올 것이다.
벌써부터 귀뚜라미 소리가 새벽마다 들려온다.
국화가 눈을 어지럽힌다.
코스모스는 벌써부터 여기저기 하늘하늘 ...

그 가운데 ‘왕십리중앙교회, 아, 그 멋잇는 교회!’ 라고 감탄할 수 있는
멋진 교회를 만들어 우리 주님께 드리자.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