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민족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천정부지의 고유가가 경제 살리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들은 이 모든 것이 대통령 탓이라 성토하고 어둠을 밝히겠다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철부지 학생들도 초를 들고 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통령 다음으로 책임을 져야 할 소위 여권 실세들은 이참에 정적을 몰아내거나 라이벌을 밀어내기 위해 서로 저 사람 탓이라고 떠들어 댄다. 모두가 나라가 걱정되고 민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촛불을 밝히고 파업을 하고 바른 말을 하며 총대를 멨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란다. 호국의 달을 보내면서 참 애국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케 한다.
초에 불을 붙이고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애국인지, 직장을 파업하고 거리를 막고 성토하는 것이 애국인지, 정치인들이 여권 실세들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애국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후지이 다께시는 이런 말을 남겼다. “애국을 표방하는 자 중에는 진정한 애국자는 없다. 오히려 위선자가 많다. 정직한 애국자는 사람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국민을 위해 땀을 흘리고 눈물을 흘리며 희생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시위나 파업은 폭력 등 불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법이 보장한 권리이다.
쇠고기 수입에 반대할 수도 있고 광우병 소를 염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거나 다른 목적으로 이어진다면 기름통 앞에서 불장난을 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다. 지나친 행동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국가와 민족을 더욱 어렵게 한다. 진정한 애국은 후지이 다께시의 지적처럼 내 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땀 흘리며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가 기다려지는 때이다. 삶의 현장을 지키며 그 일에 충실한 사람, 바로 그 사림이 시대가 요구하는 애국자일 것이다.
/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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