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무 “한국과 아시아 교회의 리더십 기다리겠다”...성과 밝혀2013년 11월11일 (월) 13:50:30한연희 redbean3@naver.com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가 지난 8일 폐막된 가운데, WCC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총무가 11일 스위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마지막으로 교회협을 방문해 인사하고 이번 총회의 성과를 밝혔다. 울라프 목사(노르웨이 루터교)는 지난 2009년 48세의 나이에 세계 기독교계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불리는 WCC 총무에 선출돼 역사적인 한국 총회를 이끌었다. 그는 "이번 총회를 통해 세계 교회는 한국과 아시아 교회의 선도를 인정하고, 이들의 리더십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피력했다.

▲울라프 총무가 11일 오전 스위스로 가기전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 성과에 관해 브리핑 했다.ⓒ뉴스미션

역대 가장 많은 교단, 교파 참여 “성공적이었다”

WCC 울라프 총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회는 매우 성공적이며 역사적 총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울라프 총무는 먼저 “그동안 총회 중 가장 많은 사람들, 교단, 교파가 참가해 세계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는 총회로 기록됐다”며 “역대 총회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9차례에 걸쳐 열린 총회들도 세계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해왔다. 그렇다면 이번 10차 한국 총회가 세계 교회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무엇이고 총회를 다녀간 세계 교회 대표들은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이에 대해 울라프 총무는 세 가지를 꼽았다. △세계인의 신앙적 영성에 정의와 평화를 품게 한 점 △세계 기독교계가 이전보다 폭넓게 일치를 추구한 점 △아시아와 한국교회의 역할론이 세계 속에 중요하게 대두된 점 등이다.

울라프 총무는 “WCC는 정의와 평화를 강조하고 일해 왔지만 그동안은 정치적 의제로 다뤄진 부분이 컸다. 한국 총회에서 이점이 변했다”며 “이번에는 우리의 신앙, 영성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써 정의와 평화 이슈가 들어 오게 했고, 신앙에 기초해 공동의 헌신을 다짐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회 시작 때 총무보고에서 ‘WCC의 향후 활동은 정의, 평화를 위한 순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참석자들에게 아주 뜨겁게 받아들여졌다”면서 “역대 많은 참석자들과 함께 세계 기독교가 이전보다 더 폭넓게 주제를 공유하고 교제하며 일치를 추구한 점을 높이 평가 한다”고 전했다.

울라프 총무는 또한 “특별히 한국교회와 아시아 교회가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줬다"며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와 아시아 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증언했다.

덧붙여 "한국교회와 아시아 교회의 선도를 인정하기에 충분했고, 이들의 리더십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울라프 총무는 세계 복음주위권과 오순절 교회들이 이번 총회 유치를 강하게 지지한 점도 한국교회 일치에 유의미한 성과였다고 밝혔다.

비싼 수업료, 평화협정 놓고 대치되는 행보…‘아쉬움 남아’

아쉬움은 없었을까. 총회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는 임대료와 주변 이용료가 매우 비싼 부자동네에 속한다. 그렇기에 총회는 끝났지만 비용 문제는 호스트국인 한국교회에 큰 과제로 남았다. 제3국에서 온 가난한 참가자들에게도 먹고 자는 문제, 이동의 문제가 매우 어려웠을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총회 당시 이 문제가 제기 되기도 했지만, 장소는 온전히 한국 준비위에 맡긴 문제라는 원론적 답변만 돌아왔다. 평화열차의 평양 통과 불발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근상 교회협 대표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보다 돈을 많이 써서 교회의 부끄러움으로 남았다”며 “그것만 우리 스스로 자각하고 통회 하면 이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평화 열차가 평양을 통과 했으면 WCC와 교회협이 통일을 여는 중간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텐데 그것이 한으로 남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준비위원회와 WCC간의 괴리도 눈에 띈다. 총회에서 중요하게 도출된 내용이 “세계 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화협정(대북 제재 반대 등 포함)에 힘을 싣는다”였는데, 김삼환 목사는 8일 최종보고 시간에 나와 “한국교회는 정부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지지를 보낸다”며 대치되는 발언을 해 참석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울라프 총무는 이에 “평화 없이는 분단 상황을 진전 시킬 수 없다"며 "평화가 보장돼야 남북관계에 새로운 진전이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덧붙여 “WCC는 경제 제재를 하는 어떤 세력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해왔다. 그 어떤 경우도 인정될 수 없다”면서 “경제 제재로 인해 1차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은 가장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이라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울라프 총무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WCC 맴버십으로 부산 총회를 위해 협력해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김영주 총무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