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에 어느 집사님이 중요한 문제를 놓고 기도 해 달라고 한다. 며칠 후, 문제가 해결되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목사님, 이번엔 정말 운이 좋았어요!’ 뭔가 좀 잘못되지 않았는가? 자신의 삶의 현장에 임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지 못하는 이른바 육에 속한 사람이다.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구해 달라고, 고쳐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고, 주의 종과 성도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는 재난과 질병에서 건짐을 받자 운이 좋았다 하는 태도. 하나님의 영을 감지하기 힘든 체질이다.

성도는 매 순간,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해야한다. 동일한 삶을 살지만 육의 체질은 모든 것을 육신적으로 이해하고 영의 체질은 하나님의 역사를 느끼고, 감사한다. 그러기에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쉬지 않고 우리는 기도한다. 내 삶의 모든 것이 다 주님으로부터 온 것들, 주님의 그 묘한 섭리의 손길과 무한한 사랑의 손길 속에 이루어지는 것들이 때문이요, 내가 기도한 것들에 대한 응답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모세에 의해 애굽에 내려진 10가지 재앙을 놓고 어느 교수가 불신앙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그런다. ‘교수님, 그건 다 자연현상, 자연 재해입니다. 특별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건 우연히 일어난 겁니다.’ 그러자 교수가 그랬단다. ‘맞습니다. 다 일반적인 자연재해입니다. 그런데 그게 주목을 받는 것은 그런 것들이 기도하자 나타난다는 겁니다.’

나의 삶의 현장, 유별나고 특별나고 이상하고 괴상한 것들이 있는 게 아니다. 다 평범하고 정상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런데 나의 기도가 주님께 드려질 때 그것들은 어찌된 셈인지 타이밍을 맞추고, 조절된다. 자연스레 이루어진 일이지만, 지극히 상식적으로 일어난 일이지만 거기엔 하나님의 손길이 있음을 나는 내 영적 감각으로 안다. 성도는 이런 영적 감각을 키워야 한다. 긍정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는가? 이런 역사가, 기도의 열매가 더욱 풍성하고 자주 일어날 것이다. 주었음에도, 응답해주고, 부어 주었음에도 알지 못하고 영적 무지로 거룩한 은혜를 우연한 세속적 재수로 치부한다면 그 다음의 은총과 은혜의 역사는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늘 은혜에 대한 깨달음과 감격적인 감사가 성도들에게, 교회에 있기를 소망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