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끌려 사는 것이란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지만, 실은 뭔가에 이끌려서 행하곤 한다. 어떤 이는 돈에 이끌려 새벽부터 땀 흘리기도 하고, 권력에 이끌린 이는 밤잠을 안자고 모의를 하기도 한다. 경중(輕重)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이들이 뭔가에 중독된 듯이 이끌린 삶을 살고 있다.

현대 문명, 포스트모더니즘은 인간이 가장 행복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가장 불행한 인간은 자기가 하고픈 것을 못하는 것이라고 하여, 느끼는 대로, 생각되는 대로, 하고픈 대로 하라고 가르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무식을 불문하고 하고픈 것을 하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하고픈 것들이 이미 뭔가에 중독되어, 사로잡혀 실상은 자기 의지와 상관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그 욕망의 열매가 뭔지 제대로 주목하지 않고 무작정 지금 하고프니 한다는, 남의 피해는 의식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니 한다는 막무가내식의 욕구일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끈다는 것은 분명 종착지가 있다는 것인데 그 종착지가 어딘지 관심도 없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성령에 이끌려 살아야 한다. 욕망과 욕정에, 돈과 명예, 권세에 이끌려 살지 말자.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영, 성령에 이끌려 살자. 성령은 언제나 우리를 선하게 이끌어 가신다.

조용히 기도할 때, 성령의 역사가 감지되지 않는가? 말씀을 깊이 묵상할 때에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잡히지 않는가? 찬송을 부를 때에 속에서 뜨겁게 올라오는 성령의 감동이 있지 않던가? 시시 때때로 성령께서 내 안에서 이루어주시는 거룩한 감정, 그 감동에 순종하여 살자. 추하고 더러운 생각으로 채우지 말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생각하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그 때마다 내 안에서 역사 하시는 거룩한 성령의 감동에 이끌려 살자.

이렇게 살 때, 우리는 마침내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하는 복을 받을 것이다. 깊숙한 사순절, 새벽마다 성령의 이끄심에 일어나 새벽제단을 쌓는데 더욱 힘을 내어 보자. 성령의 열매가 맺힐 것이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