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얼마 만 인가! 수난주간에는 교회에서 ‘할렐루야!’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절제한다. 어두운 시간들이기에 밝고 밝은 단어인 할렐루야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도무지 사는 것 같지 않았다. 말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하나님을 찬양하자’는 할렐루야가 어느새 우리들의 의식 속에, 언어 세계 속에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니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나간 듯이 허전하고 허전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이제 할렐루야 만발한다. 마음껏 주님을 찬양한다는 것, 맘껏 주님의 성호를 노래한다는 것, 그게 이렇게 좋은 것이다. 할렐루야 부활하신 우리 예수님을 노래한다! 그 예수님, 어떤 분인지 아는가?

베드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갈릴리 호수가에서 다시 뵙고, 목양권을 회복한 뒤에 아무래도 맘속에 남아있던 개름찍한 것을 해결하고파서 예수님께 제안했단다. “주님, 예전에 물위 걷기에서 제가 물속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젠 제 믿음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릅니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과 물 위 걷기를 시합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물 위 걷기, 베드로는 신이 나서 걷는데, 예수님은 자꾸 뒤로 쳐질 뿐만 아니라 물속으로 빠지신다. 베드로가 이상해서 여쭈었단다. “주님, 왜 그러세요?”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러시더란다. “발등으로 물이 자꾸 새서 균형을 못 잡겠다.”

그럴 것이다. 예수님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두 손과 양 발목, 어떤 신학자들은 발등상이라고 한다. 그 상처를 주님은 그대로 갖고 계시다고 성경이 증언하는 걸 보면 그럴 것이다. 고마우신 예수님. 나를 위해 그 상처까지 지우지 않으시고 그만큼 사랑하신다는 증거를 갖고 부활하신 예수님, 고맙습니다. 평생 흔들릴 때마다 그 상처 제게 보여주시옵소서. 일평생 중심 잡고 부활 신앙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