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 의미 깊게 읽은 책 중에
“꽃들에게 희망을!”(“Hope for the Flowers”)이란 책이 있다.

트리나 폴루스(Trina Paulus)가
한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재미있는 그림과 짧은 글로 쓴 책이다.
아이들 동화책 같지만 실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의문이 들었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제목으로 보아
꽃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왜 애벌레가 주인공일까?
그 책에서 꽃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처음부터 내내 조금 징그러운 애벌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그 의미를 알겠더라.

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선 누가 있어야 하는가?
아니, 꽃들에게 희망이 있기 위해선 누가 존재해야 하는가?

나비!
꽃이 피는 것은 나비를 불러오기 위한 것인데,
그래서 꽃가루로 수정하여 씨를 맺고, 열매를 맺는 것인데,
만약 나비가 변변치 못하다면,
아니 나비가 없다면 과연 꽃들에게 희망이 있겠는가?
꽃들에게 희망이 있기 위해선 반드시 나비가 있어야 한다.

어린이를 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꽃들에게 희망이 있으려면 누가 건재해야 하는가?
이들에게 나비는 누구인가?
어른들이 건강해야 한다. 어른들이 건재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엔 어른들이 자꾸 애들처럼 행동하고 옷 입고, ...
애들이 못되어 안달이 난 듯 하다.
애나 어른이나 똑같이 행동한다.
꽃들에게 희망이 있기 위해선 어른은 어른으로 건재해야 한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