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에는 도둑이 살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밥도둑’입니다. 밥도둑은 입맛을 돋우어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반찬 종류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각종 젓갈류, 장아찌, 짠지, 자반에 조림까지.... 밥도둑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난하던 시절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 보조적인 수단으로 반찬을 먹었고, 짭짤한 밥도둑은 당당히 최고의 반찬으로 사랑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 밥상에서 밥도둑으로 종횡무진 맹활약을 하며 사랑받는 각종 저장 음식들은 알고 보면 대부분 ‘건강도둑’이라고 합니다. 장기저장을 목적으로 만든 음식이기 때문에 염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금이건 간장이건 아무튼 나트륨이 범벅돼야 밥도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이미숙 박사의 보고에 따르면 대표적인 밥도둑으로 꼽히는 간장게장의 나트륨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기준 2000mg을 훌쩍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합니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고혈압과 심장병, 위염과 위암, 만성 신부전, 비만, 골다공증의 유력한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밥도둑은 결국 건강도둑이 되고 말았습니다.

밥도둑의 또 다른 문제는 밥을 너무 많이 먹게 한다는 것입니다. 밥도둑은 말 그대로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뚝딱 먹어치우게 합니다. 그리고 대개 한 그릇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는 소위 밥도둑들이 밥과 맛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워낙 짜서 밥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밥을 많이 먹으면 전체 섭취 열량에서 탄수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비만이나 고지혈증 등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환자의 경우에는 혈당관리에 비상이 걸립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나쁜 밥도둑’을 ‘착한 밥도둑’으로 만드는 비결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절임음식을 싱겁게 만들어 소금 함량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합니다. 둘째는 염도가 높은 밥도둑을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채소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칼륨은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이 때문에 염도가 높은 밥도둑과 칼륨이 많은 채소는 찰떡궁합이라고 합니다.

여름철이라 금방 체력이 떨어지고 각종 잔병들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을 잘 점검하고 챙겨야 합니다. 육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영혼의 건강도 중요합니다. 혹시 우리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함이 식지 않았는지, 이웃을 향한 사랑과 섬김의 삶을 귀찮아하지 않는지, 각종 염려 걱정과 스트레스로 인해서 마음의 힘을 잃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지 못하게 하는 기도도둑, 성경을 잃지 못하게 하는 성경도둑, 예배를 방해하는 예배도둑이 없는지 살펴봅시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1:2)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