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의 세계에서 올 여름 승자는
복숭아란다.
늘 여름과일로는 수박이 대세였는데
올해는 복숭아란다.
아마도 세상이 바뀌는 모양이다.

어떤 분이 복숭아 한 상자를
선물로 보내주셨다.
아침 식탁에서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상자 안에 가지런히 놓인 복숭아들,
너무 잘 생겼다.
크고 매끈하고 두툼하고 ...
정말이지 이렇게 잘 생긴 복숭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 순간,
과수원지기의 마음이 잡힌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토록 고생했지만 그 잘생긴 복숭아를
손에 잡고 따면서
얼마나 얼마나 행복했을까?
잘 익어준 복숭아가 고맙기만 하고
그것들을 상자에 넣으며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눈물 흘렸을 것 같다.

결실의 계절, 가을.
모든 것들이 익어간다.
그래, 농부가, 과수원지기가 추수하며
콧노래가 절로 나오며
행복에 겨워 힘든지도 모른다면,
나는 어떤가?
주님께서 나를 바라보시며
이젠 네가 결실할 때가 되었는데
하시며 내 믿음의 열매, 섬김의 열매를
기대하시며 다가오셨는데
나의 요즘 모습을 보시면 어떤 표정이실까?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