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적인 것을 나는 좀 힘들어한다.
늘 하는 건데도 반드시 해야 한다, 꼭 해야 한다 하면 왠지 부담스럽다.
별 것도 아닌데 내 의지, 의사와 상관없이 타율적으로 해야 한다면 거시기 하다.

나만 그런 거 같지는 않다.
우리 주님도 그러신 것 같다.
주님은 타율적으로, 억지로 예배드리고 봉헌하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 상관없이 무조건 해 드리기만 하면
주님은 기뻐하시고 복을 주신다고 생각하는데
말씀을 깊이 묵상해보면 주님도 그런 것보다는
자원하는 심령, 자원하여 드리고 충성하고 봉사하는 것을 기뻐하신다.

한 사람의 신앙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얼마나 자랐는지를 재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남이 하라고 해서, 체면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은 미성숙한 신앙이다.
그러나 은혜를 받고 보면, 신앙이 자라고 보면
그 다음부터는 내가 주님을 위해 할 것이 뭔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뭘 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며 하게 된다.

우리교회, 그리 강압적으로 뭔가를 하자고 한 기억이 별로 없다.
그냥 권할 뿐이지 교우들 스스로의 신앙의 수준에서 판단하여 해 왔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런 날보고 추진력이, 박력이 없다고도 하더라.
그러나 억지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참여하는 것을 나는 더 좋아한다.
그게 더 오래 간다.

우리 교회, 청소 용역이 없다.
그럼에도 누가 청소하는가?
매 주중, 정해진 시간이 되면 나타나는 분들이 있다.
몇 명 되지도 않는 분들이 자발적으로 자기가 하겠다는 구역을 청소한다.
누가 하라한 것도 아닌데 늘 변함없이 그러하다.
한 때 어떤 이들은 봉사를 하다가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꼭 해야 할 일도 제쳐두고 행방불명이 되던데,
이분들은 누가 보든 안 보든 자발적인 영성으로 봉사를 한다.
지난주에도 교회 차량이 노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권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분이 차량을 헌납해주셨다.
누가 가르쳐주었을까?
주의 성령께서 그러셨을 것이고, 그 감동에 순종했을 것이다.
자발적인 영성이다.

자발적인 영성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
정말 사랑하면 상대방이 필요한 것들, 원하는 것들이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주님 나라 위한 더욱 큰 자원하는 심령의 봉사와 충성이
이어가기를 긍정의 역사 속에 기대해 본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