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종교 중에 그들의 신이 이 세상에 내려온 경우는 별로 없다. 특별한 사람들을 택하여 세우고 자기의 뜻을 전하였을 뿐이다. 왜 그 신들은 이 세상에 오지 않았을까? 그들은 모두 저 높고 화려하고 거룩하다는 하늘에서 늘 내려다보며 우리를 향해 이래라 저래라 한다. 왜 이곳에 내려오지 않을까?

거룩한 존재, 영적인 존재가 이 낮고 추한 인간의 세계에 들어오기 싫은 거다. 인간의 세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추하고, 힘든가? 영국의 왕비였던 다이애나가 아프리카에 간 적이 있다. 얼굴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옆의 수행원이 그런다. “아이들 머리에 이가 많습니다.” 그러자 다이애나가 깜짝 놀라며 손을 떼었다.

그런 거다. 만져주고, 쓰다듬어주고, 함께 하는 것도 깨끗해야 하고 싶은 거다. 신이 이 인간의 세계에 인간의 몸으로 내려온다? 그거 어려운 일이다. 거룩하고 완벽하고, 신령한 신이 어떻게 추한 인간의 몸으로 내려오는가? 그래서 맨날 저 위에서 인간을 향해 이래라 저래라 큰 소리 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예수님은 이 세상에 찾아오셨다. 거룩한 보좌를 버리고, 영광스러운 것들을 다 버리고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 찾아오셨다. 예수님은 태어나시자마자 어디에 누이셨는가? 구유! 구유는 말 밥그릇이다. 깨끗할까? 말 밥그릇이 있는 곳은 어딘가? 마구간! 영광스럽고 거룩한 곳에 계시던 하나님이 인간의 세계에 태어나셨는데 가장 추한 곳에 태어나셨다! 왜 그렇게까지?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은 나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신다. 그렇게 추한 곳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신다. 그런데도 이 사랑을 몰라주니 ...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의 짝사랑 이야기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편견을 버리고 받아들이라. 그에게 복음의 축복과 권세가, 새 날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사랑한다면 찾아가라. 기쁨과 사랑이 회복될 것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