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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안비행장에서 이름을 바꾼 평양공항 |
남북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하고 함께 손잡고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순안비행장은 평양공항으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동남아 어느 독재국가 공항에 내린 듯 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살벌하고 음울해 보였다. 옆에 앉아 계시던 김학진 장로는 5년 전엔 평양시내에 자동차가 몇 대 밖에 되지 않더니 지금은 그때보다 3배는 많아진 것 같다고 한다. 언뜻 보기에도 자동차나 사람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감이 오긴 한다. 평양시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170m 이상을 자랑(?)하는 주체탑 개선문, 만경대, 생가, 소년궁전, 서해갑문, 국제친선전시회관 등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어마어마한 구조물들이 우리를 압도한다.
평양 시내에 우중충한 건물들, 곳곳이 파인 도로, 핏기 없고 표정 없는 주민들의 얼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봉헌예배에서도 순서를 맡은 사람들이나 찬양대의 찬양은 우리를 감동케 하지만,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예수를 영접한 사람들인가를 생각하면 오히려 그들의 천연덕스러운 행동과 자연스러운 웃음에 소름이 끼친다. 소년궁전에서의 청소년 공연을 보면서 어린이어들의 일거수일투족에서 기계화된 실체를 보는 것 같아 이이를 키워본 부모의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빈틈없는 그들의 공연을 보고 나오는 목사 장로들의 표정은 재미있었다기보다 무겁고 우울하게만 느껴졌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 표명민 장로는 남북교회지도자들의 만남을 견우 · 직녀에 비유하면서 봉수 교회를 통해 성령과 믿음 안에서 서로 만나 미래를 약속하는 복된 자리가 되기를 염원했고, 조그련 김영섭 위원장도 답사를 통해 이 순간 뜨거운 동포애를 느낀다며 봉수교회 재건이야말로 하나님의 놀라운 역시며 앞으로 주님의 가호와 평강을 기원한다고 했다. 엄숙하고 장엄했던 헌당감사예배 만큼은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순간으로 모두가 기도하는 가운데 눈시울을 적셨다.
평양을 방문했다고는 하지만, 누구하고도 따뜻한 대화 한 번 나눠보지 못했다. 호텔 밖으로 50m 이상을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내 거리를 활보하기는커녕 걸어보지도 못했다. 암울한 땅, 희망이 없는 그곳에 복음의 빛은 언제 어떻게 비출 수 있을까 오직 하나님만이 그 대답을 아실 것이다. 인민일보가 ‘리명박 역도’라고 표현하는 북쪽에 언젠가 대통령 이명박 장로가 남북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하고 함께 손잡고 봉수교회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해 보는 것은 한낱 기자만의 꿈일까.
/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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