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새 마지막 새벽을 남겨두고 있던 지난 1월 9일 저녁, 우리 교회에서는 매우 특별한 시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 당회원 장로님들이 모두 식당에 모여서 한 장로님이 헌물하신 삼겹살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벧엘실에 모여서 철야 기도회를 시작하셨습니다. 개인적인 생활 나눔을 한 후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교회의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토론을 벌인 후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를 위해 교회를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하였습니다.

늦게까지 특새 설교준비를 하던 저는 새벽 3시 반쯤 퇴근하면서 잠시 벧엘실에 들렀습니다. 조심스럽게 벧엘실 문을 살짝 여는 순간 저는 깜작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시간이면 졸립고 지쳐서 완전히 퍼져있어야 할 장로님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방 안에서는 밝은 빛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해같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 저희들 완전히 밤 새웠습니다!”

교회 곳곳에서 이렇게 기도하고 교제하는 모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낙심한 자를 위로하고 붙들어주며, 외로운 자에게 따뜻한 사랑의 품이 되어주고, 방황하는 자는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아름다운 교제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냥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무관심이나 불평을 이기고 서로를 위해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기적을 일으키는 모임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새해 첫 주부터 장로님들이 문을 열었으니 교회 곳곳에서 이런 모임이 계속 일어나리라 기대가 됩니다. 그만큼 우리 성도님들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게 될 것입니다.

독일 신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슈바이처가 아직 어렸을 때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루드비히 슈바이처)는 긴즈바흐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는데, 그 예배당에 출석하는 노인중에 '미치히'라고 하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은 청각장애자로 한 마디의 설교도 들을 수 없는 분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주일이면, 꼭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한번은 슈바이처의 아버지가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으면서 예배에 꼭 나오셔야 하는 일에 대하여 유감된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미치히' 노인은 웃음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성도의 교제(交際)입니다. 목사님! 성도의 교제입니다.”라고.....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4-2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