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장로신문 사설)

설은 경월대보름, 단오, 한가위와 함께 우리 고유의 4대 명절 중 하나이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는 청양의 새해에 한글나라, 짚신겨레 앞에 양처럼 순하고 착하고 평화로운 새 소망이 넘쳐흐르리라 믿는다. 설은 한 해의 첫날이며 달력의 기점이 된다. 바로 그해 경월 초하루를 설이라 지칭하고 원단(元旦), 원일(元旧), 세수(歲首), 연수(年首)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또는 한자말로 신일(愼日), 달도일로 부르기도 한다.

설의 뜻은 슬프다는 뜻과 새롭게 출발한다는 신선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신일, 달도일의 설 뜻은 우리의 몸과 마음가짐을 삼가 바로 가져야 한다는 교훈적인 뜻이 있다. 설이란 말이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모른다. 삼국유사에 원효(元境)라는 말이 시단(始旦), 원단(元旦)의 뜻으로 쓰여 설은 신라시대부터 쓰인 말로 추측하고 있다. 일제시대 양력설은 일본설이었으며, 음력설이 조선설로 당시 우리 짚신겨레는 독립투쟁과 민족경기를 살리는 애국심으로 일본의 강요에 아랑곳없이 음력설을 세시풍속의 명절로 쇠었던 것이다.

광복 후 정부가 수립되자 이승만 자유당 정권은 앞서가는 시대격인 세계 추세에 따라 양력설로 단일과세를 강요해 온 것이다. 그러나 신라시대부터 미풍양속인 음력설을 우리 짚신겨레는 한국설로 찾아 쇠었다. 그때 양력과 음력설로 이중과세의 폐단도 없지 않았다. 국민의 우리 설 찾기의 꾸준한 노력에 의해 전두환정부가 비로소 음력 설날을 민속의 날로 하루 공휴일이 되게 하여 자연히 우리의 민족혼과 조상의 어진 사상이 담긴 음력설이 오늘의 우리 설로 떳떳이 자리잡게 되었다.

음력 단일과세가 된 것이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고 말씀 한 도산 안창호 선생 말씀이 잘 부합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4절기의 우리 세시 풍속이나 음력 설은 농사를 으뜸으로 삼는 농경 사상과 음양오행 및 간지(干支)와 절대격인 관계가 있다. 달 중심의 태음력에 의해 만든 절기요, 설이다. 설은 경월의 세시풍속에 드는 새해 첫 명절이다.

설이 되면 남녀노소, 빈부귀천 구분 없이 일손을 놓고 가경마다 온 가족이 모여 여자들이 정성껏 만든 설빔 곧 새 옷으로 갈아입고 4대까지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집안이나 동네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린다. 조상 성묘까지 가서 차례를 지낸다. 설날 아침 여자들이 밤새 경성과 사랑으로 만든 흰떡, 강경, 빈대떡, 부침개, 수경과 등의 음식과 나이를 함께 먹는 떡국을 먹는다. 우리는 설날을 맞이하여 어떤 마음으로 설을 바로 쇠야 할까.

첫째, 물질, 권세, 명예의 노예로 잘못된 구습을 다 버리고 기도와 믿음, 성령으로 새해 새 사람으로 거듭나야 하겠다. 둘째, 새해의 계획은 설날에 있으니 새해 새 삶의 계획을 알차게 세우고 꼭 실천에 옮겨야 하겠다. 셋째, 설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히 한 살씩 먹게 한다. 이 민주적 교훈을 잘 익혀 살아가자. 넷째, 돈과 시간만으로 기계시대 편리하게 삭막한 설을 쇠지 말고 남녀 모두 서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설 차림으로 부모님께 효도하며 예절바른 단란한 설을 쇠는 모범가경을 이루자. 다섯째, 옛사람들의 설맞이에서 우리는 그 선조의 밝고 어진 생활지혜를 본받아 각박한 이 사회를 밝히는 빛과 소금이 되자. 여섯째, 북한 가정에서도 다정한 설을 쇨 수 있도록 우리 남한 오천만 겨레는 남북통일을 진지하게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