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젠 세상이 옛날과 달라!” 하소연 하듯 내뱉는 말에는 한국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곳저곳에서 보도하는 사건들을 보면 한국사회가 많이 부패했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학교만은 사회를 정화할 수 있는 못자리와 같은 곳이라는 기대가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충격적인 기사를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서울 강북 지역의 한 20대 초등학교 여교사 A씨는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을 맡아 평소 예의 바르고 학업도 충실한 B양에게 마실 물을 떠다 줄 것을 종종 부탁했습니다. B양은 늘 밝은 표정으로 물을 떠왔고 A교사는 목을 축여 가며 수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A교사는 어느 날 한 학부모로부터 B양이 떠오는 물이 정수기물이 아니라 화장실 양변기물이라는 충격적인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B양은 A선생님이 심부름을 시킬 때마다 변기물을 떠온 뒤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는 물을 마시는 A교사를 보며 즐거워했던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A교사는 학교에 병가를 내고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았지만 믿었던 제자에게 배신당한 충격에 결국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학기를 마치지 못한 채 휴직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이나 학부모의 폭언, 폭행 등으로 교사들이 다치거나 정신적 피해를 입는 등 교권침해사례가 전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교직에 실망 내지는 두려움을 느끼는 많은 교사들이 조기 은퇴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이 병들고 부패하다 못해 이제는 학교 안의 아이들마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못자리의 모가 병들었으니 앞으로 농사는 어떻게 지을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교권은 땅에 떨어졌고 사학은 사회정화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자유방임이 사회의 미덕인양 방치한 것이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것입니다. 사회가 총체적으로 혼돈되어 무엇이 바르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이 서지 않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성경의 사사기 시대는 ‘각자 자기 생각에 좋은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지극히 부패한 시대였습니다. 그러한 시대 속에서 제사장 엘리는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를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맡겨두고 말았습니다. 결국 두 아들의 탈선은 자신들의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들 사람들과 특히 그들의 아버지에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우리 자녀들을 누가 가르쳐야 할까요? 언 땅이 녹고 새싹이 돋아나며 여기저기 물 오른 가지에서 화려한 꽃이 피어납니다. 꽁꽁 얼어붙은 우리 아이들의 인생도 봄의 향연 같이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났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누가 가르쳐야 할까요?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22:6)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