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장로신문)

최근에 '헬조선‘이라는 생소한 신조어가 신문, 방송, 인터넷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조선을 합성 해 지옥 같은 대한민국으로 쓰인다. 한국은 아무리 노력해도 취업도 미래도 없는 지옥 같은 땅이라는 뜻이다. 사이버 공간에 '지옥불반도' '망한민국' 같은 신조어들도 떠돌아 다닌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는 친교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세대에 이어서 취업과 희망을 접은 7포세대로 가는 중이다.

'흙수저'는 유복한 부모 밑에서 나고 자랐다는 뜻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표현에서 따온 것으로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헬조선'은 취업 난, 경제난 등으로 상실감을 느끼는 청년층의 현실을 일경 부분 반영한 유행어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를 지옥으로 표현했다는 점 에서 편향적인 언어라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의 자살자 수가 전 세계의 주요 전쟁 사망자 수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의 자살률은 OECD 가입 국가 중 1위로 10만 명 당 자살률 29.1 명으로 OECD 평균 12명의 2배를 상회한다. 전 세계 각국에서 난민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고된 직장생활에 지쳐 한국을 떠나려는 '코리아 난민 '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 등 열악한 근무환경과 열심히 일해도 삶의 결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불안 속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다는 분석이다. 견문가들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 희망과 기회가 많은 듯 보이지만 노동자들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고 충고한다.

버려지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실업과 비정규직이라는 덫에 빠진 한국 청년들이 기성세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불평등 문제의 대가 앤서니 앳킨슨 런던정경대 교수는 최근 경제 사회 전반적인 불평등 문제가 세대 간 갈등을 낳고 있으며 이것이 '발전하지 못하는 미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저성장이 고착된 현실을 직시하여 정부는 그동안 부진했던 노동과 금융개혁 등 4대 개혁을 조속히 실시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기업투자 환경을 조성하여 기업보유 수백조원의 현금을 투자하도록 유도하여 일자리 창출에 전력해야 할 때이다.

대졸 실업자 50만 명, 청년취업준비생 60만 명 시대에 급기야 대통령까지 월급 20%를 내놓고 '청년희망펀드' 조성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인문학자 김경집은 '고장난 저울'에서 "정치 인들의 가장 큰 죄악은 이 불행에 무감각하다는 것이고, 정치인의 가장 큰 패악은 이들을 위한 비전과 더 나은 삶의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은 채 자신의 입지 굳히기에만 몰두하는 것"이 라고 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을 겪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우리나라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고, 교통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삶의 편의는 어느 다른 나라에도 뒤지지 않게 되었다. 고도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고,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43만 명이 금 모으기로 외환위기를 극복하여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우리다. 이제 전환점에 선 한국사회가 구성원들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여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주어 헬조선에서 헤븐조선으로 가는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때이다.

/안동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