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력 한 장이 쓸쓸이 걸려 있다..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 많아 보였던 금년 한 해가 속히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새해 카랜다로 바꿔 걸었다. 월력을 바꿔 건다고 해서 해가 바 뀌는 것은 아니겠으나 새해가 오면 좋은 일이 생겨나려니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그리했을 것이다. 어쨌든 새해 카랜다를 걸어놓아도 될 정도로 올해도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새해로 향하는 발걸음을 잠시 멍추고 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되돌아 보면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볼 때이다.

세모는 대림절로 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대림절은 주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심을 기리며 준비하면서 주께 서 다시 오심을 앙망하는 절기로 교회력의 시작이다. 따라서 세모의 때는 교회력으로 보면 시작이 되겠으나 태양력으로 보면 돌아보며 정리해야 하는 그 해의 끝 부분이다. 이제 한 해를 잘 정리하면서 마음을 비운 상태로 아기 예수를 영접하면서 새해를 맞게 된다는 것이 흥미톱다.

교회력과 태양력의 조화가 아름다워 보인다. 바로 이 계절이 되면 교회와 상가에선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점등하고 캐롤이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특히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낮은 곳으로 향하도록 일깨워 준다. 이제 이 땅에 오신 주님을 바라보면서 희망의 새해를 맞기 위해 내 자신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며 살았는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 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은 우리 인간 에 있어 제일가는 목적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 때 우리의 삶이 보다 더 풍성해 지리라. 그리고 새해라는 열차가 희망을 가득 실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다음은 ‘감사하며 살았는가’이다. 어디 매사가 기쁜 일，좋은 일만이 생겨날 것인가. 궂은일, 슬픈 일, 나쁜 일도 생겨나게 마련인데 이럴 때마다 감사의 조건을 찾아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사도 바울의 권고를 빌리지 않더라도 감사는 곧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요체일 것이다.

금년 한 해를 되돌아보며 슬프고 힘든 일이 많이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을 일이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감사하면 더 감사할 일이 생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의와 진리 곧 공의를 구하며 살았는지 생각해 본다. 주님께선 팔복의 말씀을 선포하시 면서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의를' 위해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다고 셨다. 팔복 중 두 가지 복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나는 과연 자신의 이익, 자신의 명예보다 하나님의 의를 구하며 살았는가’라고 스스로 자문하면서 새해를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낮은 곳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나 보다 더 약하고 낮은 사람을 섬기는 일은 기독자의 덕목이자 곧 그리스도를 섬기는 일일 것이다. 주님께서는 소자 하나에게 행한 것 이 곧 나에게 행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IS(이슬람 나라)의 테러로 얼룩 진 금년 한해를 보내면서 낮은 곳을 향해 사랑을 실천한다면 생명이 풍성해지고 정의와 평화가 이뤄지리라.

/평신도신문 논설위원. 홍익교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