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함께 차를 타고 출근하는 아내가 한참을 가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머! 전기다리미를 안끄고 나온 것 같아요!" 남편은 놀라서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가보니 전기다리미는 꺼져 있었습니다. 다음날도 아내는 한참 차를 타고 가다가 "오늘도 전기다리미를 깜빡 잊고 끄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귀찮고 짜증이 났지만 불이 날까봐 겁이 나서 집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날도 다리미는 꺼져 있었습니다. 다음날, 차가 출발한 지 10분쯤 지나자 아내가 또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리미를 끄고 나왔는지 안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안나요!" 그러자 남편은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트렁크를 열고 말했습니다. "여기 있다. 다리미!"

베토벤이 어느 날 오스트리아 빈의 한 극장에서 자신이 새로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토벤이 무대에 서자 자신이 연주자라는 사실을 깜빡하고 열정적으로 지휘를 해 청중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베토벤은 산책을 나갔다가 저고리를 벗어놓고 돌아오기 일쑤였고 면도하려던 것을 깜빡 잊고 얼굴에 비누칠을 한 채 친구집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슈베르트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들으며 “누가 작곡했는지 참 아름다운 곡”이라고 본의 아니게 자화자찬했다고 합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하는데 아내가 편지를 주며 우체통에 꼭 넣으라고 했습니다. 이 남자가 조금 걸어가자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편지 부쳤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더니 만나는 사람마다 편지 부쳤는지를 물었습니다. 남자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한 사람을 붙잡고 왜 편지 부치라고 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자의 등 뒤에 붙은 메모를 보여줬습니다. “제 남편이 건망증이 심하니 남편을 만나거든 편지 부쳤는지 꼭 물어봐주세요.”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는 게 의사들의 얘기입니다. 치매는 뇌세포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건망증은 나이가 들면서 뇌의 신경회로 기능이 저하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합니다.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유머도 있습니다. 아내 생일을 잊어버리면 건망증, 아내 얼굴을 잊어버리면 치매, 비자금 통장의 비밀번호를 깜빡하면 건망증이지만 비자금을 모아서 아내에게 갖다 주면 치매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무척 믿음 있는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여러 가지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너희의 믿음이 어디 있느냐?"는 핀잔을 들을 사람들입니다. 믿음이 증발한 것입니다. 신앙의 건망증이 도진 것입니다. 붕어의 기억력은 15초라고 합니다. 그래서 낚시꾼들은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끼를 물려고 하다가 입에 피가 나도 15초만 지나면 다시 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물리고 맙니다. 어릴 때 배운 수영이나 자전거처럼 몸으로 배운 것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말씀을 머리 속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몸으로 실천하여 새겨야합니다.

너희는 옛적 일을 기억하라
나는 하나님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느니라
나는 하나님이라
나 같은 이가 없느니라
(사46:9)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