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학자인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3월 3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의 소강석 목사 설교를 듣고는 “종교적 매매춘 행위”라고 거세게 질타했다. 소 목사의 설교는 팟캐스트 ‘빨간펜 목사님’을 통해서도 익히 알려 졌듯 사실을 자기 뜻에 맞게 날조하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비판과 진보적 정치 이념, 인권 아젠다에 대해서는 싸잡아 ‘네오막시즘’으로 덧칠하며 색깔론을 애용 한다. 그래서 대테러전쟁을 일으킨 조지 부시를 만나고 나서 “조국의 안녕을 위해서는 그의 구두를 빨고 핥을 수 있다”는 주장한 점은 어색하지 않다. 한마디로 권력지향적이라 하겠다. 그런 그가 박근혜를 배후에 둔 조찬기도회의 설교자로 나왔을 때에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이랬다.

"대통령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어른이다. 세계에도 유명한 여성 지도자들이 많은데, 그분들은 육중한 몸매를 지니고 있다.(웃음) 우리 대통령은 여성으로서의 따뜻한 미소와 모성애적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신다. 대통령님과 뜻을 달리하는 분들도 끝까지 달래고 어르고 품어줄 때, 국민이 하나 되고 대한민국이 다시 비상하며 성공한 국가 지도자로 길이길이 남으실 것으로 믿는다. 여 러분 대통령께 사랑의 박수를 보내 달라.“

국가조찬기도회는 나라를 위한 기도회 자리를 빙자하나 주류 기독교 인사들의 세 과시에 다름 아니다. 참석한 대통령에 대한 안녕을 기원하고는 축복까지 한다. 소 목사는 한 발 더 나가 테러방지법 조기 제정 및 개성공단 폐쇄 정당화를 주장했다. 최소한의 품격도 형해화한 채 개신교 우파의 친정부 집회로 변질시켰다. 소 목사만이 아니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대대로 ‘종교적 매매춘’ 이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김준곤 목사는 미국의 것을 도입한다며 1966년부터는 대통령 조찬기도회를 개최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이룩하려는 나라가 속히 임하길 빈다”(1회), “우리나라의 군사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님이 혁명을 성공시키신 것이다”(2회)고 하더니 ‘박정희 종신통치’를 위한 유신헌법 제정 후 첫 기도회(6회)에서는 “10월 유신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기어이 성공시켜야 하겠다”며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정신사적 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했고, 그 기조는 죽 이어져오며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을 고레스왕에 비유한 점에서 화룡점정을 이뤘다.

포로 상태의 이스라엘 민족에 게 거주 이전과 종교의 자유를 부여한 고레스왕과, 온갖 악법을 제정하고 서민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박근혜 씨에게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 설교자 김삼환 목사는 소상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성서한국 등 지각 있는 단체들은 이미 “신앙의 순수성을 상실한 채 기도회가 불의한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데 그치고 만다면 이는 정교유착의 가장 위험한 모습”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그들만의 끈끈한 유착을 확인하는 국가조찬기도회는 그리스도와는 무관한 저들만의 파티다. 부디 이런 망신스런 행사로 낮은 자를 위해 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공의에 누를 끼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지식라디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