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강좌시간에 교수가 한 여성에게 칠판에 아주 절친한 사람 20명의 이름을 적으라고 했다. 여성은 시키는 대로 가족, 이웃, 친구, 친척 등 20명의 이름을 적었다. 그러자 교수는 "이젠 덜 친한 사람 이름을 지우세요!"라고 밀했다. 여성은 이웃의 이름을 지웠다. 교수는 다시 한 사람을 지우라고 했다. 여성은 회사 동료의 이름을 지웠다. 드디어 칠판에는 부모와 남편 그 리고 아이만 남게 되었다. 교수는 여성에게 다시 하나를 지우라고 했다. 여성은 망설이다가 부모 이름을 지웠다. 교수는 또 하나를 지우라고 했다.

여 성은 각오한 듯이 아이 이름을 지웠다. 그리고는 평평 울기 시작했다. 얼마 후 여성이 안정을 되찾자 교수가 물었다. "남편을 가장 버리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입니까?" 모두가 숨죽이고 여성의 대답을 기 다렸다. 여성은 ''시간이 흐르면 부모는 나를 떠날 것이고, 아이 역시 언젠가는 나를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일생을 나와 같이 지낼 사람은 남편뿐입니다." 그렇다. 이제 남은 시간들은 부부가 함께 가는 일이기에 서로 의지하며 기대며 가는 그 길, 지금 내 옆에 있는 이를 사랑하고 아끼시기 바란다.

뉴욕 버스 정류장은 매우 붐볐다. 생기발랄한 많은 남녀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콜로리다 해변으로 가는 버스였다. 그들은 여행 기분에 취해 떠들고 웃다가 문득 앞자리에 돌부처처럼 앉아 있는 한 사내에게 시선이 모였다. 수염이 텁수룩한 표정 없는 얼굴. 젊은이들은 예사롭지 않은 그 사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말을 걸었지만 사내는 애써 잠을 청하려는 듯 등을 뒤로 기댔다. 주위의 관심은 높아졌고 결국 사내는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그의 이름은 빙고, 지난 4년간 뉴욕의 교도소에서 징역살이를 하고 이제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감옥에서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소. 만약 나를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되거든 나를 잊어 달라고 했소. 3년 반 동안이나 석방을 앞두고 편지를 썼소. 하지만 아내는 편지를 하지 않았소. 마지막 편지에서 만일 나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일 생각이면 마을 어귀의 커다란 참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달아 달라고 말했소.“

이 이야기를 들은 승객들은 설렘과 긴장감으로 들떴다. 바로 그때 "와-”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수백 개의 노란 손수건이 물결치고 있었다. 늙은 전과자는 승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천천히 걸어나가며 "나 집으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노란 손수건은 용서와 사랑의 표현이다. 부끄러운 과거를 용서해 주고 남편을 기다려 준 아내의 지극한 사랑! 진한 감동의 이야기이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