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희 딸이 집에 있을 때 ‘아빠 큰일 났다’ 며 달려 왔습니다.
‘무슨 큰일인가’ 하고
가서 보니 옷 서랍의 밑 부분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옷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랍 밑 부분에 있는 얇은 합판이 밑으로 떨어져서
서랍을 열 수도 없고 더 닫을 수도 없게 된 것입니다.
제 딸이 ‘큰일 났다’ 는 그 일을 제가 해결했습니다.
망치와 못 하나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한 번은 우리 아들이 ‘아빠 큰일 났다’ 며 외쳤습니다.
집에서 기르는 개의 입술 주위에 피부병이 난 것입니다.
개는 그곳이 가려워서인지
아니면 아파서인지 연신 혀 바닥으로 핥고 발로 끓었습니다.
‘큰일 났다’ 는 그 일은 피부병 약을 한두 번 마른 후에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저의 아내가 여보 큰일 났다며 다급하게 불렀습니다.
급하게 달려갔습니다.
가서 보니 휴대폰을 연결하는 선을 건드리는 바람에
책장 위에 올려놓은 인터넷 공유기가 떨어지려고 하는 것 이었습니다.
아직 떨어 진 것도 아니고 떨어지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연장이나 약을 바를 필요도 없이
발꿈치 한 번 들고
손 한번 놀림으로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와 같이 ‘큰일이 났다.’ 는
걱정과 근심과 염려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 잡고 둥지를 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큰일이라는 그 일이
생명을 위협하는 데까지 이르는 큰 일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설령 생명을 위협하는 큰 일이 일어날지라도
걱정하거나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에게는 큰 일지만
어른들에게는 작은 일 일수 있고
아내에게는 무서운 일이지만
남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일이 있듯이
아무리 두렵고 떨리는 큰 일 일지라도
전능하신 하나님께는 더 더욱 아무런 문제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금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