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선 장수가 마을에 생선 가게를 내고 간판을 이렇게 달았다.
“이곳에서 신선한 생선을 팝니다.”

한 사람이 들어와서 말했다.
“간판에서 ‘신선한’은 빼세요. 다 신선한 생선 아닌가요?”
말을 듣고 보니 그랬다.
그래서 ‘신선한’이란 단어를 뺐다.

조금 있다 다름 사람이 들어오더니 말했다.
“간판에서 ‘이곳에서’는 빼도 되지 않을까요?
이곳인지 다 알지 않습니까?”
그 말도 듣고보니 그랬다. 그래서 그 글자도 뺐다.

조금 뒤 다른 사람이 들어오더니 말했다.
“‘팝니다’라는 말도 빼야지요.
거저 주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듣고보니 그 말도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 글자도 빼버렸다.

한참 뒤 또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그러더란다.
“‘생선’이라는 글자도 필요 없습니다.
근처에 오기만 하여도 생선 냄새가 나거든요.”
그래서 ‘생선’이란 글자도 빼버렸더니
간판 없는 생선 가게가 되어 버렸다.
결국 사람들은 그 사람이 생선 장사를 하는지 모르게 되어 버렸단다.』

합리적인 이야기라고
이것 빼고 저것 빼고, 자기 소신도 없이,
자기만의 색깔도 없이 시류를 따라,
세평을 따라 이리 저리 흔들리며 가다 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누군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은커녕 남들이 우리가 누구인지 아예 모르게 된다.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인데,
정말 사람들이 아는가?
남의 말 듣다가, 합리적인 충고 듣다가,
이것 빼고 저것 빼고 .... 결국 나는 누군가?
고집 피울 것을 피우고,
지킬 것은 지키고, ... 예수 믿는 사람답게 살자.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