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뉴스파워)
기윤실, ‘양극화와 한국사회의 갈등현상' 주제로 2016 기윤실 포럼 개최

                                                                                                 범영수 기자 

▲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25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양극화와 한국사회의 갈등현상: 주거, 교육, 세대, 노동’을 주제로 2016 기윤실 포럼을 열었다. © 뉴스파워 범영수

주거, 교육, 세대, 노동 등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양극화 심화의 현실과 그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25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양극화와 한국사회의 갈등현상: 주거, 교육, 세대, 노동’을 주제로 2016 기윤실 포럼을 열었다.

이번 기윤실 포럼은 주거문제에 고석동 사무국장(전국세입자협회), 교육에 안상진 부소장(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세대에 오찬호 박사('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진격의 대학교' 저자), 우상범 박사(평화누리, 한양대 겸임교수)가 맡았다.

인사말을 한 신동식 본부장(정직윤리운동본부, 빛과소금교회)은 “양극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심화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 문제에 집중해 양극화에 어느 정도 기여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포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저성장시대 서민의 주거비 부담에 대해 논한 고석동 사무국장은 한국 사회는 토지에 대한 소유의 개념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는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왔으며 화폐유통의 진전으로 더욱 본격화됐다.

특히 박정희 정부부터 시작된 산업화시대에는 부동산 투기가 심해져 거주목적보다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이어진 현재는 전세의 월세전환과 임대료 폭등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고 사무국장은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주거 정책 문제를 한마디로 ‘빚내서 집사라’라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그 결과 가계부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 사무국장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활성화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정책을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고소득을 위한 정책이며, 월세 가속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 사무국장은 주거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한국교회가 다뤄야 할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야기했다. 먼저 토지 및 주택은 빌려 쓰는 것이라는 희년의 정신을 세길 것과 사회주택 공급에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안상진 부소장이 ‘교육의 양극화 극복과 모두를 위한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논했다.

안 부소장은 교육 문제에 있어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 양극화의 원인으로 고입과 대입전형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먼저 고입전형 부분에 있어서의 문제점으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시행된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가 고교를 서열화 시켰다는 점이다. 특목고, 자사고 등으로 분류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서울권 대학 입학에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이제 큰 벽이 가로막혀져 있는 현실이다.

또한 입시경쟁을 준비하는 학생의 사교육 시작 시기가 더욱 빨라진다는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2013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김상희 국회의원이 전국 초등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교육 설문조사에 따르면 70%이상이 초등학교 입학 전 사교육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좋은 고등학교의 입학금과 입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대입 전형과 관련해 안 부소장은 수능이 교육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로 수능이 사교육 시스템에서 가장 대비하기 좋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 사교육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며, 둘째로 수능으로 인해 대학 간 서열화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 셋째로 이렇게 규정된 대학 서열화의 굴레가 채용의 차별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안 부소장은 이런 입시과정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교체제는 간단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고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키고 과학고는 대폭 축소하고 고입 전형은 일반고에 무시험, 선지원 후추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입전형과 같은 경우 수능 전 과목을 9등급 절대평가로 진행해야 한다고 안 부소장은 말했다. 안 부소장은 “(경쟁과 차별을 당연시하는) 학생들은 대학에 가서 갑자기 이상해진 것이 아니”라며 이미 초중고에서부터 그러한 교육을 받아온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면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부소장은 “이제 용을 기대하지 말라. 용 타령에 수많은 이무기가 죽어나가는 것이 안보이게 됐다. 우리 아이들이 모두 용이 아니더라도 호랑이가 되도록, 한 아이도 버리고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다.

오찬호 박사는 ‘자식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천지개벽했다’를 주제로 발제했다. 오 박사는 과거와 현재의 사회는 천양지차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힘들고 가난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지금은 그런 희망을 꿈꾸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영어교육을 필수로 시키는 것으로 세상이 차별이 없고 살기 좋아졌다면 상관없지만 지금의 사회가 전혀 그렇지 않다면 지금껏 해왔던 일들이 쓸데없는 것이었고 지금까지 기성세대들의 처방과 조언들이 다 틀렸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현재 20대 청춘들이 우주여행을 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결혼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 그렇게 가난했던 시절에도 가지지 않았던 공포를 청년들이 가지는 것”이라고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오 박사는 “이제 기존 세대가 틀렸으며, 기존세대의 패러다임을 다 철회해야한다. 세대의 문제는 수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기성세대의 명백한 직무유기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노동 양극화 현황, 문제점과 실천방안’에 대해 이야기한 우상범 박사는 현재 노동상황에서의 양극화 문제는 비정규직 등의 고용불안정 문제와 임금격차, OECD기준에 형편없이 못 미치는 사회보장 제도로 꼽았다.

지금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노동개혁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한 우 박사는 노동의 양극화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에서 시작되는 상황으로 정규직을 양보해서 비정규직을 낮추는 것 정부의 정책은 노동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진다며 이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 그는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을 막기 위해 기독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 반대의견 피력, 생활임금 전개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우 박사는 교회가 먼저 부교역자들에게 생활임금을 실천할 때 최저임금 혹은 생활임금에 대한 사회적 발언권이 커질 수 있다고도 말하며 노동 양극화 해결을 위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