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5:16)

    1.  
   장개석 총통을 30년간이나 모시고 있던 시종무관(侍從武官) 오문기가 쓴 글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은 장개석 총통의 생일을 맞아 성대하게 잔치를 벌이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장 총통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내 생일은 어머님의 재난 날이다. 어머님이 나를 낳기 위해 많은 고생을 한 날인데, 내가 뭘 먹고 마시겠느냐?” 그리곤 냉수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어머님을 생각하며 자기의 생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지극한 효성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효도! 하면 오로지 유교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민족, 종교에서도 부모 공경은 다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 기독교는 부모 공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인가요? 기독교 전래 초기에는 단순히 전통 제사 의식을 거행하지 않는다 하여 기독교는 부모를 모르는 못된 종교라고 핍박을 받았는데, 정말 기독교는 부모 공경을 모르는 상놈들의 종교인가요?
 
     2.
     부모 공경에 대해 성서의 가르침은 제일 먼저 십계명입니다. 이것은 효를 가르친 공자보다 무려 1000년 이상 앞선 가르침입니다. 그것도 절대적인 하나님의 이름으로 가르쳤습니다. 부모 공경, 효를 유교의 전유물 같이 여기는 데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이 십계명은 크게 둘로 나누는데, 1계명에서 4계명, 5계명에서 10번째 계명으로 나눕니다. 전반부 4계명까지는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자세, 후반부는 인간에 대한 것으로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주어져 있습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것, 다른 것은 못 지켜도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하는 그것이 무엇인가요?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 이런 것들은 그 후의 것들입니다. 인간이라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명받고 사는 인간이라면 제일 먼저 지켜야 하는 것은 부모 공경입니다.
 
     오늘 본문에 말씀하신대로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즉 부모가 네게 좋은 것을 해 주어서 그 은혜에 감사하여 부모를 공경하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명령하셨으니 부모를 공경하란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부모 공경은 우리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더군다나 구약 성경엔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하나님을 저주하는 자들과 똑같은 저주를 받아 반드시 죽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출21:17,잠30:17)
 
     “그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신27:16)
 
     “제 아비를 비웃고 어미를 깔보는 눈은 골짜기의 까마귀에게 쪼이고 독수리 밥이 되리라.”(잠30:17)
 
     “무릇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 그가 그 아비나 어미를 저주하였은즉 그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20:9)
 
     부모 공경을 거의 하나님 공경과 같은 수준에 놓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부모 공경, 효도는 유교의 전유물도 아니고 효성심 좋은 사람들의 자랑거리도 아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엄격한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으로 주어진 것이기에 우린 부모를 공경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공경해야 할 것인가요?
 
     3.
     성경이 말하는 부모 공경,
 
     첫째로 잠1:8절에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고 했듯이 부모의 말씀을 잘 듣고, 가르치시는 훈계를 잘 받아들이는 것,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부모 공경입니다.
 
     당신의 부모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당신을 보니 어떤 분인지 짐작이 간다고 하는, 당신의 삶을 보니 당신의 부모님은 매우 훌륭한 분, 아름다운 분이었을 것 같다고 인정받을 정도로 부모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 부모 공경입니다.
 
     부모는 우리 삶의 뿌리입니다. 부모의 가르침은 우리 삶의 거름이요, 햇살입니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에게 악을 가르치겠습니까? 부모의 훈계를, 가르침을 존중하고 순종하십시오.
 
     미국의 클리브랜드 대통령 당시에 농림부 장관을 역임한 몰턴이라는 이가 있습니다. 그의 부인이 일찍 세상을 떠났을 때 몰턴은 세 아이들과 함께 묘지를 찾아 갔습니다. 몰턴 부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스티링 몰턴의 부인이며, 딸 죠이 그리고 두 아들 폴과 마크의 어머니인 캐롤린이 여기에 잠들다” 아이들과 함께 그 묘비를 다 읽고 난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답니다. “너희들 중에 그 누구든지 어머니의 생전의 가르침에 부끄러움을 주는 행동을 하면 내가 직접 끌과 망치를 들고 와서 저기에 있는 그 아이의 이름을 지워버릴 것이다.” 부모의 말씀, 가르침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효도입니다.
 
     둘째, 엡6:1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자기보다 배움이 부족하다고 자기 부모를 우습게 여기는 자녀들을 종종 봅니다. ‘노인네가 뭘 알어?’ 하며 순종을 모릅니다. 공경하라는 부모님을, 자기보다 배운 것이 없다고, 무식하다고 공경은커녕 도리어 논리적으로 공격을 합니다.
 
     하나님 앞에 범죄함입니다! 잠23:22, “너를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고 합니다. 늙은 어미란 힘도 없고, 분별력도 부족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 부모님을 경히 여기지 말라고 하십니다. 도리어 청종하랍니다. 무슨 말을 하시는지 귀담아 들으랍니다. 그리곤 순종하랍니다. 이것이 옳습니다.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용서하십시오. 부목사로 일할 때 나는 유난히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있었습니다. 왜 할머니들이 나를 좋아할까 했는데, 한번은 어떤 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목사님은 우리 같은 늙은이들의 쪼글쪼글한 손을 덥썩 잘 잡아줘서 좋아요. 그것도 두꺼비 같은 두툼한 두 손으로 잡아주니 참 좋아요.” 이게 인기 비결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리 두꺼비 같은 손을 주셨는가 했더니, 그게 다 축복이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안수 받고 목사가 막 되었을 때 어머니께서 나를 불러 놓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양 목사님, 이 세상에서 나같이 늙고 병든 것을 누가 반갑게 대해 주겠는가? 그런데 내가 교회에만 가면 우리 목사님은 환한 얼굴로 두 손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주시는데 그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생전에 내 손을 두 손으로 잡아준 이는 목사님밖에 안 계셔. 목사님도, 노인들을 대할 때마다 이 에미를 생각하여 두 손으로 잡아주시게.”
 
     이 뒤로부터 나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언제나 두 손으로 잡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그것이 네가 장수하여 많은 해를 누리게 하며 평강을 더하게 하리라”(잠3:1-2)
 
     셋째로, 물질로 봉양해야 합니다. 딤전5:8절,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 보다 더 악한 자니라” 돌아본다는 것은 물질로 살피고, 돕는다는 것입니다. 친족, 가족에게 물질로 돌보지 않는 것도 이러하거늘, 그 부모에 대한 것이야 더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교회에 믿음이 좋다는 집사님이 계셨는데 집을 팔고서는 감사 헌금을 상당히 많이 하였습니다. 모두들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이사 심방을 갔더니, 좀 이상했습니다. 전에는 방이 4개가 있던 큰 아파트였는데, 3개밖에 없는 아파트로 이사를 한 것입니다. 경제 형편이 어려워져서 그랬는가 했는데, 실상 알아보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모시고 있는 시어머니를 다른 형제 집에 보내려고 큰집을 팔고 자기 식구들만 살 수 있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간 것입니다. 영문을 모르는 시어머니는 이사를 따라갔다가, 자기 방이 없어져 버린 것을 알고, 눈물 속에 작은 아들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이런 이들이 드리는 헌금,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쓸데없는 짓입니다. 물질로 봉양하지 않는 효도, 의미 없습니다. 물질로 부모님 봉양하지 않고 하나님께 드리는 헌금,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부모님께 드릴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의미 없다 하셨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고, 또 부모님께도 드립니다.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육신의 부모님께 같은 십일조를 드린다는 것입니다. 물질로 부모를 봉양하십시오. 그것이 효도하는 길입니다. 맨날 말로만 하지 말고 매월 생활비, 용돈을 드리십시오. 그게 효도입니다.
 
     4.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효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보응(報應)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생명이 길고”, 땅에서 장수(長壽)하는 축복입니다. 인간의 복 중에 제일 큰 복이 장수 아닙니까!
 
     “복을 누리리라”, 장수하되 복을 누리며 오래 살게 됩니다. 신앙의 복, 가정의 복, 물질의 복, 명예의 복, ... 특별히 이것을 에베소서 6:3절에서는 “네가 잘되고”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며 네가 무엇을 하든지 ‘네가 잘되고...’라는 뜻입니다.
 
     오래 전, 대심방 중에 한 가정을 찾아갔습니다. 조그마한 방 한 칸에 3식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기 전에 소원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하였더니 조심스럽게 ‘방 2칸짜리로 이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집을 사게 해 달라고 하지 그러냐고 했더니 그 분 말씀이 “우리 처지에 집을 사기엔 아직 힘들고요, 어떻게 해서라도 방 2칸을 얻어서 홀로 시골 친척집에 떨어져 계시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싶어요”합니다.
 
     모두들 시어머니하고 어떻게 하면 떨어져 살 수 있을까 하는데 이 가난한 사람은 다른 소원보다도 시어머니를 모실 수 있도록 방 2칸짜리라도 빨리 얻기를 소원하였습니다.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심방 가서 그토록 기쁨으로, 또 열심으로, 땀 흘리며 축복 기도를 한 경우가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일이 잘 풀리더니 6개월도 못되어 방 2칸짜리로 이사를 갔습니다.
 
     “네가 잘 되고 장수하리라, 복을 누리리라”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어긋난 적이 없다. 반드시 이루어지는 보증수표이다. 더욱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라고 했듯이 내가 살아가는 이 땅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에게 준 생의 영역, 나의 직업, 사업, 학업, 가정, ...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나의 생의 모든 현장에서 복을 누리고 잘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
 
     5.
     오래 전에 우리나라 거미에 관한 연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아직도 마음이 얼얼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한 거미의 종은 겨울에 새끼를 낳는데, 겨우내내 집에서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분명히 새끼들이 부화되었을텐데, 그 새끼들은 무얼 멀고 살라고 어미가 나오지 않나 궁금해서, 그 거미집을 조심스럽게 칼로 헤쳐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안에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거미 집 안에는 조그마한 새끼 거미들이 바글바글한데, 어미 거미가 거의 껍질만 남은 채 죽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새끼들을 낳고, 한 겨우내내 어미 거미는 새끼들에게 자기 몸을 양식으로 주고 죽은 것입니다. 제 어미 살을 파먹고 자라는 새끼 거미들이 거기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제 스스로 나서, 제 스스로 큰 줄 알지만, 사실 모두 어머니의 인생을 파먹고 자라지 않았습니까! 어머니의 생명을 떼어먹으며 태에서 자라, 어머니의 목숨을 담보로 잡고 이 땅에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어머니의 행복, 어머니의 젊음을 파먹으며 자라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걸을 때쯤 되면 어머니는 어느새 그 젊고 아름답던 모습이 사라지지 않던가요!
 
     요즘 젊은 엄마들은 그것이 싫어서,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내 젊음은 내 것이다 하여, 자식도 안 낳고, 낳은 자식마저 때로는 외면하고, 제 행복 찾아 돌아다니기에 바쁘다고 하는데, 사실 우리의 전통적인 어머니,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자기의 인생을 내던져준 어미 거미가 아닌가요!
 
     내가 이렇게 성장한 것, 내 아버지의 피 때문입니다. 내가 이렇게 목사가 된 것은 내 어머니의 희생 때문입니다. 그 분들의 피와 눈물, 희생과 땀으로 내가 이렇게 산 것입니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 생명을 축내며, 오늘의 내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부모 공경은 인간의 가르침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부모 공경을 제대로 하는 자가 하나님 공경을 합니다. 부모의 마음과 사랑을 헤아리지 못하는 자가 어찌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고, 하나님의 뜻을 알겠습니까?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라고 보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하나님께서 만드셨는데, 그 사랑을 모르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요? 거짓말!
 
     부모님을 부모님으로 공경하십시오. 남과 같이 팍팍 밀어주지 못했다고, 크면서 마음고생 시켰다고, 유산을 풍족히 못 주었다고, 그랬다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주신 부모님을 멸시할 수 있습니까? 부모 공경, 거기에 하나님의 축복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효성스러운 가정에 임하는 하나님의 축복이 하늘의 신령한 복과 땅의 충만한 복으로 여러분 가정에 가득 임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