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전되어 오는 옛 이야기 중에 다음과 같은 미담이 있습니다. 어린 새색시가 시집을 가서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루는 밥을 짓다 말고 부엌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이 이유를 물으니 밥을 태워 부끄럽고 속상해서 운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내가 오늘은 바빠서 물을 조금밖에 길어 오지 못했는데, 물이 부족해서 밥이 탔고, 이것은 순전히 자기의 잘못”이라며 어린 새색시를 위로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남편의 따뜻한 위로의 말에 감격하여 더욱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그러자 부엌 앞을 지나가던 시아버지가 이 광경을 보고 이상하여 이유를 물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시아버지는 내가 늙어서 근력이 딸려 장작을 잘게 패지 못했기 때문에, 화력이 너무 심해서 밥이 탄 것이라며 아들과 며느리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때 이 작은 소동을 들은 시어머니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젠 내가 늙어서 밥 냄새도 못 맡아서 밥 내려놓을 때를 알려주지 못했으니, 자기의 잘못이라며 며느리를 감싸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구들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지난 수요영성집회에서 성령의 열매 양선에 대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양선은 곧 남을 배려하며, 적극적으로 선행에 힘쓰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goodness’(善)라고 쓰여 있습니다. 선함은 성령의 사람의 대표적인 열매입니다. 성경에서 이 양선의 모델이 바로 바나바입니다. 행11:24에 “바나바는 착한 사람(a good man)이요.”라고 하였는데, 그는 유일하게 우리말 성경에서 ‘착하다’고 평가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면 왜 바나바가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을까요? 바나바의 이름대로 그는 남을 잘 위로하고 격려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그는 바울이 된 사울을 찾아가 교회로 인도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사울을 의심했지만, 바나바는 믿고, 그를 감싸 안아 줍니다. 바로 배려입니다. 바나바가 없었다면 바울이란 존재도 없습니다.
양선은 남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한상복의 『배려』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성공의 조건에 대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즉 무한 경쟁과 적자생존의 원칙이 아닌 ‘배려’하는 마음이 나를 포함한 ‘우리’를 진정한 행복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경쟁과 이기주의 사회에서, 서로 배척하고 경계하는 상황에서, 배려는 결국 자신의 행복과 성공으로 돌아옵니다. 배려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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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오성옥 선수 |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팀이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사실 심판 판정 오류로 인하여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한 불운의 팀입니다. 하지만 3, 4위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우리나라 임 영철 감독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는 헝가리와의 경기 종료 1분을 남겨 놓고 작전타임을 불렀습니다. 33-28로 앞섰기에 사실 작전 타임 같은 것은 필요 없었습니다. 당연히 이기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의아해했습니다. 더군다나 이기는 팀에서 작전 타임을 불렀기에 모두 의외였습니다. 이때 임 감독은 선수 교체를 지시합니다. 젊은 선수들을 다 빼고 30세가 모두 넘은 나이 많은 선배들로 7명의 팀을 구성케 하였습니다. 이들은 마지막 올림픽이므로 그 영광의 순간을 마지막 뛰게 하자는 감독의 배려였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었던 헝가리 선수들도 울기 시작하였습니다. 중계를 하던 캐스터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오성옥 선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순간, 감독님이 저희를 위해 배려해 준 것에 대해 감동을 느꼈다. 그로 인해 동메달을 땄을 때 기쁨이 더 컸다. 어제 흘린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아쉬움도 없었다.”
배려는 감동을 줍니다. 이제 9월 새로운 달이 시작이 됩니다.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돌보며 배려하고 아껴주는 새로운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 약수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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