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뉴욕의 콜럼비아 프레스비터리안 병원 현관에는 이런 말이 새겨져 있답니다. “치유는 지극히 높은 자로부터 온다.”(For of the Most High cometh Healing.) 이것은 육신의 병은 물론이고, 모든 인간관계, 사회와 단체, 그리고 국가 문제까지도 치유는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고백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고통까지도 우리 하나님께서 치유하여 주실 믿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은 난치의 질병에 맞서서 투병하고 있는 아람 나라, 지금의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의 이야기가 입니다.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이 사람은 행복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다 갖고 있던 사람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있었죠, 왕과 코드가 맞는 특별한 신임을 얻는 군대 장관이었죠, 국가적 난국에서 나라를 구출한 구국적 영웅이었죠, 재산도 많아서 엘리사를 찾아가며 준비한 예물만 봐도 은 열 달란트와 금 육천 개, 즉 금 약 52.5kg, 은 약 306kg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행복의 조건들이 그에겐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나병’이었습니다. 우리 성경에는 뚜렷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히브리 원문에 보면 그 앞에 “그러나”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러나, 나병환자더라.”

많은 것을 갖고 있어, 행복해 보였지만, 그러나 실상 행복하지 않은 나병환자였습니다. 나병은 당시, 걸리면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같았습니다. 그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뿐이었습니다.

본문의 사건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결론부터 말하면 해피엔딩 드라마입니다. 그가 소문 듣고 이스라엘을 찾아가 선지자 엘리사를 통해 요단강에서 몸을 씻고 고침 받은 사건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을 읽어보면, 성경은 그가 치유를 받았다는 사실을 단순히 보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치유 받지 못할 뻔한 위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해피엔딩이 아닌 언해피엔딩(unhappy-ending)이 될 뻔 했다고 합니다.

그 위기가 뭔가요? 나아만에게 오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11절,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이르되 내 생각에는...” 자기 생각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게 오해입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나는 이 오해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 시대에도 하나님을 찾는 자들, 또는 도움의 길을 하나님께 구하는 자들이 동일한 오해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오해를 풀지 못하면 결코 이 난처함에서, 이 어려움에서 구원받지 못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메시지(message)보다도 메신저(messenger), 즉 전해지는 구원의 소식, 그 내용보다 그것을 전해주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오해입니다. 그는 메시지보다 메신저를 더 중시했습니다.

병자(病者)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뭘까요? ‘어떻게 어떻게 병을 고침 받을 수 있다’입니다. 나아만에게도 이 메시지가 주어졌습니다.

“엘리사가 사자를 그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가서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하는지라”

복음과 같은 메시지가 주어졌습니다. 깨끗해질지도 모른다는 처방이 아닙니다. 100% 회복되리라는 처방입니다. 그런데 왜 이 메시지를 받지 못할 뻔했습니까? 그것은 메신저 때문이었습니다. 나아만은 메시지를 전해준 사람 때문에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메시지를 안 받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조공을 받는 강대국 장관이 병을 치료받기 위해 그 먼 거리를 여행해서, 드디어 엘리사의 집 문 앞에 당도했습니다. 그 장면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문에 서니” 자기 혼자, 집안 하인 몇명 데리고 온 게 아닙니다. 말들과 병거들! 대단히 큰 권세를 드러내며 사마리아의 촌 동네에 찾아왔습니다. 그러면 집 주인은 버선발로 뛰쳐나와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코배기도 뵈지 않습니다. 버릇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그래서 기분이 상했습니다.

나아만은 노하여 말합니다.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그러니까 나아만은 메신저가 나를 무시했다고 느끼고 마음이 상해버린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보이는 심리상태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늘 우리들의 문제가 아닌가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죄의 문제, 이 죄에서부터 구원받을 수 있는 구원에 관해서 하나님은 명백한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새로워지고 싶은 사람, 변화 받고 싶은 사람, 인생의 깊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 고침 받고 싶은 이들에게 하나님은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그리하면 크고 비밀한 일을 보이리라.”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라!”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

그런데 왜 이 메시지를 받고 구원을 받지 못하고, 도움을 얻지 못하고 축복을 받지 못하는가요? 이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전하는 설교자가 마음에 안 들기 때문입니다.

나아만은 메신저에 대해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정작 중요한 것은 메신저가 아니라 메시지입니다. 평생 신앙생활하며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 목사나 다른 이들로부터 시험 들어 메시지를 거부하는 어리석음이 여러분에게는 없기를 바랍니다.

사실 나아만의 말은 맞습니다. “다메섹 강 아마나와 바르발은 이스라엘 모든 강물보다 낫지 아니하냐?” 맞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뭔가요? 하나님께서 그를 고치기 위해 택하신 강은 그 맑고 넓고 깊고, 깨끗한 강들이 아니라 좁고 꽤재재한 요단강이란 사실입니다. 강은 많지만, 그보다 더 좋은 강들이 부지기수이지만 하나님께서 나아만을 치료하기 위해 정해 주신 강은 요단강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정해 주신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 목사가 어디 하나 둘인가요? 그러나 여러분을 위해 눈물 뿌려 기도하고, 여러분의 모든 삶의 문제, 영의 문제를 살피며 기도로 해결해 주라고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목사는 하나밖에 없습니다. 누구?

언젠가 부흥회를 하는데, 밤 집회가 끝나고 강사와 함께 나가는데, 어느 집사님이 쪼르르 달려오더니 강사에게 그럽니다. ‘목사님, 제가 음식점을 개업하려는 데 가게 이름을 하나 지어주세요.’ 내가 곁에서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더라. 아무리 유명한 목사요 강사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 집사님의 삶을 책임지라고 세운 목사는 누구? 여러분에겐 목사로 나밖에 없습니다.

아는 목사님이 많다고요? 그래요 그건 아는 목사님들이지, 자신의 영혼을 책임져줄 목사님이 아닙니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히13:17a)

여러분의 영혼이 고통을 받을 때 같이 고통을 받고, 몸이 아플 때 같이 아파하고, 회복을 위하여 진을 다해 기도해 주는 이는, 한 밤중에, 새벽에 벨이 울리며 휴대폰 화면에 여러분의 이름이 뜨면 순간 가슴이 철렁하는 목사는 이 세상에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의 믿음과 영혼을 위해 주님께서 세우신 이 교회 목사뿐입니다. 여러분이 이 교회에 등록한 이상 말입니다.

이 세상에 교인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방송에서 간증하는 교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교회 목사님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대단한 교인들이 많습니다. 정말이지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교인들이 많습니다. 뉴스를 보면 유명한 사람, 연예인, 학자, 정치인, 재벌, 검사, 판사, ... 정말 나가는 사람들 중에 집사, 장로, 권사가 수두룩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잘나가는 이들이 나하고 상관이 없습니다.

내가 늘 마음 졸이며, 기도하고, 살펴보고, 울기도하며, 돌아보며 희로애락을 느끼는 교인은 누구? 여러분! 이건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요? 우리 동네에만도 우리보다 몇 배나 큰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 교회에 등록해 주신 분들께 너무 고마움을 느낍니다.

분당에 가면 연예인 같은 목사님들이 목회하는 교회가 엄청나게 많고, 예배당에 엘리베이터 몇 대는 기본, 체육관, 수영장, 영화관까지 갖춰진 기가 막힌 예배당,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가 막히게 좋은 교회들이 부지기수라 할지라도 내가 가서 마음 편하게, 마치 하나님의 품 안에 안긴 것 같이 푸근함을 느끼고, 하나님께 즐거이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는 이 세상에 몇 개? 단 하나! 어디? 왕십리중앙교회!

우리에겐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움, 길을 찾습니까? 하나님께서 내게 정해주신, 지정해 주신 것들을 깨달으십시오. 그리고 그 환경, 조건에 충실하며 감사하십시오. 시 16:6절, “내게 줄로 재어 준 구역은 아름다운 곳에 있음이여 나의 기업이 실로 아름답도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구역, 지정해 준 사람, 가정, 교회, 직장이 있습니다. 그곳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할렐루야! 나아만은 그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실패할 뻔했습니다. 강이면 다 똑은 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정해 주신 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이르되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내 생각에는!” 이게 문제입니다. 도움을 얻겠다며, 길을 찾는다고 하면서 자기의 상식적인 생각이 더 우선합니다. 무슨 말을 해도 듣겠다고 찾아와서는 자기 취향에, 자기 상식에 어긋나면 지체 없이 뛰쳐나갑니다.

이에 그의 종들이 만류합니다. “그의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하니”

지금 이 사람은 환자입니다. 그는 엘리사로부터 치유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뭐하고 있는가요? 환자가 의사에게 처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사 선생, 이런 방법으로 해야지 그렇게 하면 낫겠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환자가 의사에게 지시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말도 안 되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구원을, 도움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구원을 어디서 찾는 줄 아십니까? 도움을 어디서 찾습니까? 자기 생각 안에서 찾습니다.

“내 생각에는, 내가 이렇게 하면 구원을 얻을 것이다. 저렇게 하면 도움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구원의 근거를, 구원의 처방을, 자기 사고 안에서 찾고 있습니다.

종교 학자들은 세상의 모든 종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이성 종교이고, 다른 하나는 계시 종교이빈다. 이성 종교란 자기의 이성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구원 받을 수 있을까?”의 문제에 대해서 “내 생각에는, 철학적 견해에 의하면, 내 사색에 의하면”하면서 자기 이성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물론 기독교는 이성을 무시하지도 않고 이성의 불필요성을 말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이성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기독교는 이성을 넘어서는 계시의 종교입니다. 계시라는 말은 “하나님이 구원의 길을 보여주셨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의 이성이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을 때, 인간의 이성으로는 나의 구원의 길을 찾지 못해 절망해 있을 때, 그 때 나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친히 그 구원의 길을 보여주십니다. 이것이 계시 종교입니다. 하나님이 구원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럼 그 처방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결국, 나아만 장군은 요단강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말한 대로 요단강에서 몸을 일곱 번 씻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말씀은 14절의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라는 말씀입니다. 엘리사가 가르쳐 준 그대로, 하나님이 엘리사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그대로 행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깨끗함을 얻었습니다.

나아만을 치료한 것은 요단강의 물이 아니라 요단강에서 씻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요단강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요단강 자체에 효력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우상을 숭배하는 것입니다. 강 자체가 그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하나님이 치료하시고 하나님이 역사하신 것입니다.

자신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하나님을 능가한다고 생각할 때 하나님께 순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가르쳐준 대로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었습니다. 그랬더니 나병이 들어 썩고 피고름이 나던 살결이 예전처럼 보드라운 살결이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 살결처럼 그렇게 부드러워졌습니다. 이것이 순종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이고 은혜입니다.

신앙생활의 승리의 비결은 “내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에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신앙생활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길을 찾습니까? 도움을 간구하십니까?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삶으로 승리하는 인생들이 되십시오!

특별히 오늘 아침, 치유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지정해 주신 이 왕중 성전 안에서 그 순박한 믿음대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치유되는 평강의 길이 열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