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뉴스 > 시사 [조간 신문 브리핑] 2008년 9월 5일 (금) 2008년 09월 05일 (금) 09:07:05 김용민 ad74@cry.or.kr ● 최근 시장이 위기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기설의 뿌리부터 짚어보자. 혹시 민주당일까? 아니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을 위기라고 보지 않고, 이것을 이용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말에 방점을 두고 있다. “국난적 상황”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 이런 말을 이 두 사람이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6월쯤에 그랬다. 당시 증권가에선 촛불시위에 놀란 여권이 정국 전환용으로 위기설을 내세웠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지금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 국민연금이 올해 주식 투자로 5조 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민연금공단이 어제 유재중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한국일보>가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주식 평가액은 33조 892억 원이다. 여기에 공단은 올 7월말까지 3조원을 추가로 투자했지만 평가액은 7월말 현재 오히려 30조8,704억 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올해에만 5조2,188억 원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올해 초 연금운영위원회는 자산 중 17%까지 주식투자를 확대한다는 안을 확정했지? 그래서 연말까지 10조원 가량 투입할 계획이었다. 1원이 아까운 국민연금 기금인데 말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조계종 종정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중앙일보> 보도다. 청와대 안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조계종 최고 어른인 종정을 직접 만나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만남 외에는 따로 준비한 선물이 없어 보인다. 불교계의 요구 가운데 핵심인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에 대해서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불교계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다음 주 수요일에 있을 '국민과의 대화'에서 할지 말지 아직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거 해야겠다’라는 의지가 읽혀지지 않는 것 같다. ○ 민주당은 이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군. 최근 민주당의 대여 투쟁은 두 곳의 목표물에 즉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어청수 경찰청장에 집중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이 두 사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일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되겠지? 쇠고기 파동 이후 겨우 진정되는 듯했던 민심이 다시 꿈틀거리는 원인이 경제위기설과 불교계의 등돌리기라고 본 것이다. 한편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어제 "(영화) <칠수와 만수>도 아니고 '청수와 만수' 시대가 된 것 같다"며 신조어까지 만들어 비꽜다. <한국일보>가 보도한 내용이다. ● 교육과학기술부 특별교부금, 이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많이 가져갔다고? 사실 교육과학기술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하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서울신문>이 시민단체 ‘함께하는시민행동’과 함께 2005년부터 3년 동안 특별교부금 현안사업비가 전국 243개 선거구의 초·중·고등학교에 얼마나 지원됐나를 분석했다. 선거구별 특별교부금 지원액은 평균 19억 8356만 원. 여기서 교육위원들 지역구 평균은 전체 평균의 2배가량인 36억 853만원이었다. 특별교부금이 가장 많이 지원된 상위 지역구 4곳도 역시 교육위원 지역구였다. 정봉주, 황우여, 지병문, 유기홍 의원 순이었다. 여당 셋, 야당 하나였다. 특별교부금이 교육위원들의 쌈짓돈이었나? ● 현 정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자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62번째 생일이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축하난을 보냈는데. 뒤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일보>가 1면에서 전하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이상호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우리들의료재단에 대해 국세청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였다는 소식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명백한 위법 혐의가 포착됐을 때 실시되는 ‘심층세무조사’인데다 조사 주체가 ‘특명조사국’으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어서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우리들병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급성장했다는 얘기다. ‘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설이 여권으로부터 흘러나오기도 했다. ●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가 통합하는 추세라고? <중앙일보>가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미국에서 중학교 폐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을 말이다. 미국 학제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초등학교 5년, 중학교 3년, 고교 4년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중학교를 없애고 대신 초등학교 과정을 8년으로 늘리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왜 그럴까. 많은 중학교 진학생이 적응에 실패해 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교육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편안한 초등학교에서 8학년까지 다닌 뒤 고교로 진학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초등학교를 길게 다니는 학생들이 인근 중학교 동급생들보다 6% 이상 성적이 높았고, 출석률도 4%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단다. ● 사립대학들이 돈 쌓아두고 등록금만 인상했다는 지적을 듣고 있지? <국민일보>와 <경향신문>이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의 기자회견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전국 148개 사립대의 2006년 예산 및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입을 축소해서 신고하고, 지출을 부풀려 보고하는 수법을 썼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보다 1조2156억 원 ‘더 손해봤다’라고 우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그 무렵 등록금 수입으로 7427억 원을 더 번 것의 1.5배가 넘는 이익을 가로챘다는 얘기가 된다. 시민단체는 따라서 등록금 인상 없이도 대학 운영이 가능했음은 물론 오히려 인하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장안동 괴담’이 커지고 있지? <동아일보>가 다루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성매매업소들에 대한 경찰의 집중 단속이 계속되고 있지? 이 지역 업주들이 성 상납, 금품 상납을 받은 경찰의 명단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한 업주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모든 업소가 경찰에게 단속 무마 대가로 수백만 원씩의 돈을 정기적으로 상납하고 수시로 회식비를 제공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한 업주는 “10년 넘게 명단을 관리해 온 업주도 있고, 컴퓨터 파일로 정리해 놓은 업주도 있다”고 밝혔단다. 또 다른 업주는 “수류탄부터 핵무기까지 단계별로 대응 방침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대문경찰서장은 “명단이 있다면 차라리 빨리 공개해라”며 조금도 굴하지 않을 태세다. ● '샌드위치 계층'은 서럽다...이런 기사가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소위 감세정책이 부자를 위한 정책, 마치 베푸는 형태의 복지에만 치중해 있다는 것이다. 영세민이 아니면 주택바우처라던가 유가환급금을 받지 못하고, 부유층이 아니면 양도·종부세 혜택으로부터 예외가 된다. <한국일보>가 이 점을 1면에서 짚었다. <조선일보>에는 서러운 싱글족 이야기가 있다. 연봉이 4000만원인 36살 미온 여성 정모 씨는 내년부터 소득세가 줄긴 하는데, 월급이 비슷한 대학 친구보다는 80만 원 가량이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그 친구는 남편과 자녀 2명이 있어서라고 한다. 싱글족의 경우 내년부터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보다 소득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얘기다. 감세로 인한 또 다른 불평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 ELS도 원금 까먹었다는 소식이 있네? <중앙일보> 보도다. 어떤 투자자는 지난해 10월 주가연계증권 즉 ELS에 목돈을 몰아 넣었다. 2000선을 넘볼 정도로 증시가 과열된 터라 떨어질까봐 불안하던 차였다. 그때 눈에 들어온 상품이 ELS.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이 난다고 했다. 원금도 보장해 주고 연 20%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딱 하나 걸리는 건 만기 2년까지 주가가 한 번이라도 반토막 밑으로 떨어지면 안 된다는 조건이었다. 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한진해운과 현대제철의 주가. 모두 우량 회사라 설마 2년 새 주가가 당시의 절반으로 떨어질까 싶었다. 그런데 그 '설마'가 사람 잡았다. 반토막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재까지 4680종의 ELS 가운데 원금 손실이 발생한 상품은 530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가 홀대하는 농업, 이 농업이 미치는 여파가 매우 크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미국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최신호를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를 보자. 2006년 세계 5대 석유생산국가의 산유량은 전체의 43%였다. 그러나 세계 5대 옥수수 생산 국가는 전체의 77%를 생산했다. 5대 쌀 생산국은 전체의 73%를, 쇠고기와 밀 5대 생산국은 전체의 60%를 각각 생산했다. 생산이 집중되다 보니 어느 한 곳에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시장 전체에 메가톤급 영향이 미친다는 얘기다. 지난해 밀 주요생산국인 호주에 가뭄이 들자 밀 가격이 100% 폭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는 다행히 주식인 쌀 자급률이 100%이다. 그러나 쌀을 뺀 나머지 곡물 자급률은 5%지? 그러나 이농인구는 갈수록 늘어만 간다. ● 한국야구도 승부치기를 도입할 모양이지? 그제 두산과 한화의 잠실 경기. 전광판이 모자라 그 옆의 동영상 화면이 임시 전광판으로 변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8회를 기록했다. 경기는 밤 12시 22분에 끝났다. 이진형 KBO 홍보부장은 “무제한 연장제도를 시행하면서 장점도 있다. 그러나 팀들의 부담이 크다면 시즌이 끝난 뒤 승부치기 제도 도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보도다. ● 대구 수성구의 ‘키다리 아저씨’가 주목되고 있지? <동아일보>에 실린 내용이다. 해마다 추석 무렵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쌀 10,000 kg, 시가로 2000만 원 상당의 쌀을 대구 수성구에 내놓고 사라지는 한 독지가가 있어 화제다. 이 키다리 아저씨가 수성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6년 전 추석 무렵. 그는 당시 쌀 20kg짜리 500포대를 갖고 와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 달라며 구청에 맡겼다. 담당 직원이 선행을 알리기 위해 주소와 이름 등을 물었으나 그는 한사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한 뒤 그대로 사라졌다. 이때부터 그는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는 89세의 고령으로, 평안남도가 고향이며 6·25전쟁 때 남한으로 피신해 대구에서 의류 도매상을 했다고 한다. 김용민의 다른기사 보기   ⓒ 소리(http://www.cry.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