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교우이기 이전에

스승님 같았고,

아버님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철학계의

커다란 산이요

키에르케고어 전문가요

교회음악의 거두였습니다.

 

23년 전

왕십리중앙교회에 첫발을 딛었을 때

해맑은 미소로

맞아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런 큰 어른이

한 번도 내 앞에서 잘난 체 하신 적이 없습니다.

철학의 철 자도 꺼내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늘 순박한 양의 미소만 보여주셨습니다.

 

내 부족과 허물, 단점을 아시면서도

말 없이 덮어주고 기도해 주시던 장로였습니다.

늘 공부하라고, 자기 발전을 하라고

시간을, 책을 챙겨주시던 장로님이셨습니다.

 

참으로 촌스럽게도(?)

시무하실 동안에는 내가 해외 다녀올 때

늘 공항에 배웅, 마중을 나오시던

정말이지 정겨운 어른이셨습니다.

 

고대 철학과 교수로 은퇴하시고도

끊임없이 키에르케고어를 연구하신 학자요

교회 음악을 좋아하셨던 성도요

예배드리기를 즐거워하신 하나님의 자녀였습니다.

 

노년에 파킨스 병으로 고생을 하셨고,

힘든 상황에서도 저를 기다리고 기다리시다가

제가 다녀간 뒤에 곧 세상을 떠나신

참으로 진실한 성도였습니다.

 

표재명 장로님,

이 믿음의 어른께서 84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내일(24일) 오전 9시에 교회에서

천국환송예배를 드리게 됨을 고합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