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엊그제 신문을 보니, ‘인천의 기부천사 김달봉씨를 찾습니다’란 기사가 있더라구요. 한 달 사이에 인천의 동구, 남동구, 그리고 부평구를 찾아가 각각 5천만원씩, 합 1억 5천만원을 기부하고, 사진 찍기도 거절하고, 이름만 ‘김달봉’이라 쓰고 사라진 사람을 찾는다는 기사였습니다.

젊은 사람인데 쇼핑백에 5만원권으로 천 장, 5천만원을 넣어 기부하고 사라졌답니다. 자꾸 묻자, ‘누군가 부탁해 온 것이다’라고 답하고는 조용히 사라졌답니다. 왜 그랬을까요?

몇 해 전엔 이런 기사도 있었습니다. 매년 이 때가 되면 광화문 사거리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옆에 한 젊은 중이 시주함을 갖다 놓고는 목탁을 두드리며 연신 절을 하며 시주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짤랑짤랑 자선냄비가 있고, 그 옆에는 ‘나무아미타불’ 목탁소리! 참 묘한 장면이 벌어졌습니다. 구세군에서는 좀 기가 막혔으나 뭐라고 하기에도 뭐해서 그냥 모른 체 했습니다.

그런데 저녁때가 되자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중이 먼저 자리를 정리하는데, 제법 시주함이 묵직해 보였습니다. 이 젊은 중은 자기 짐을 다 챙기는가 싶더니, 잠시 후 그 시주함을 들고 가까이 와서는 자선냄비에다 그 시주함을 다 털어 넣었습니다. 그리곤 ‘메리크리스마스!’하고 가버렸습니다.

여러분, 중도, 스님도 메리크리스마스랍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에는 뭐가 충만한지 아십니까? 사랑이 충만한 절기입니다. 성탄절에는 사랑이 움직이고, 사랑이 바빠지는 절기입니다.

요한일서는 예수님의 친 제자 사도 요한이 기록한 서신입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은 사랑에 대한 증언으로 매우 귀중한 말씀인데, 고전 13장을 사랑장으로 부른다면, 오늘 본문은 그 사랑의 신적 기원에 대한 증언으로 유명합니다.

한 절 씩 볼까요? 7절,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왜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는가요?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우리 한글 성경에는 없으나 헬라어 성경에는 이 문장 맨 앞에 사실 접속사가 하나 있습니다. ‘왜냐하면’(hoti)이라고 하는 단어가 붙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왜 서로 사랑해야 하는가 하면,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속했다’는 단어도 사실은 ‘낳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훨씬 더 옳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뜻은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왜냐하면 사랑은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정말 아는가요?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내 감정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거룩한 것입니다. 그건 내 감성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말하는 사랑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사랑은 전부 아가페 단어입니다. 에로스도 필로스도 아닌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아가페 사랑입니다. 우린 그 사랑에 접해야 합니다. 그 사랑에 취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그러기에 이어지는 말씀들이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이 말씀에서 우리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발견합니다.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에서 ‘알지 못하나니’란 단어는 헬라어 문법상 부정과거형으로 하나님을 안 적이 없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랑을 하지 않는 자, 무조건 도만 닦는다고, 경건생활 한다며 자기만 돌아보며 산 사람들, 가정을 버리고 기도원에 들어가 평생을 사는 사람들,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산 사람들은 하나님을 안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 딴에는 하나님을 제일 잘 안다고 자부심을 갖고 살겠지만, 성경이 증언하는 바에 의하면 그는 하나님을 모릅니다.

하나님을 그래도 안다고 하던 이들에게는 충격적인 선언입니다.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길은 뭔가요? 깊은 묵상, 명상, 경건성, 기도, 등등을 먼저 생각하지만, 실상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을 아는 길은 사랑함입니다. 그것도 서로 사랑함입니다.

어쩌면 말입니다, 교회에 와서 홀로 예배드리고 훌쩍 가버리는 것, 옆 사람과 손잡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은 고사하고, 눈인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훌쩍 가버리는 것, 정말 말입니다, 그건 하나님을 모르는 행위입니다. 그건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그 사랑은 옆 사람에 대한 관심이요, 그 사랑은 베풂이요 나눔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그건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전적 순종, 즉 의지적 사랑입니다!

보시겠습니까? 9절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하나님의 사랑은 마음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속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 사랑은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다고 말하듯이 그것은 구체적으로 가시화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의 의지가 행동으로 보여진 것입니다. 무엇으로?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으로!

독생자란 뜻이 뭔가요? 외아들이라고 표현하는데, 하나님께서 무슨 장가를 드셨는가, 외아들이 있게? 독생자란 것은 자기와 다를 바 없는 존재란 뜻입니다. 어쩌면 가장 소중한, 자기 목숨과 같은 존재란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그 사랑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하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셨는데, 어떻게 보여주셨는가요? 자기와 다를 바 없는, 자기 자신과 똑같은 가치와 영광을 지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왜? 추하고 더러운 우리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살리기 위해 그러셨다는 것입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마1:21)

내 가치가 얼마인지 아는가요? 세상에선, 이 사회에선 내 가치가 형편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당신의 목숨과도 같은 독생자를 희생하면서까지 구해 내야할 만큼의 엄청난 가치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결코 소홀히 여기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얼마나 소중히 보시는지 모릅니다. 비록 내 가족은 나를 몰라도, 내 친구들은 내 가치를 몰라도, 이 사회는 나를 정말 형편없이 보아도, 심지어 내가 나를 보아도 한심해 보이지만, 우리 하나님은 나를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보십니다!

나는 성경을 볼 때마다 기막힌 것은 하나님은 나를 부르실 때 마구잡이로 부르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야, 너!’ 또는 막연하게 ‘저 말이다’하지 않습니다.

사 40:26절,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 주께서는 수효대로 만상을 이끌어 내시고 그들의 모든 이름을 부르시나니...” 이름을 불러주신답니다. 사 49:16절,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 우리 이름을 주님의 손바닥에 새기셨답니다.

그래서 그랬을 것입니다. 요 10:3절, “...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 주님께서 내 이름을 불러주신답니다! 그만큼 나에게 관심이 있으시고, 사랑하신다는 것 아닌가요!

나는 우리 주님 보시기에 너무 귀한 존재입니다. 그러기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찬송을 부를 때 뿌듯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이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저 높은 하늘에서 그냥 내가 너를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은 당신의 가장 고귀한, 당신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시며 나를 구원하실 정도로 그렇게 사랑하십니다.

그러기에 10절을 보십시오. 더욱 분명하게 증언합니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게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라는 문장은 헬라어 문법으로 볼 때 과거에도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한 적이 없고, 지금도 없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뭘 주시기에 사랑하는 척 했고, 지켜주시고, 붙들어주시고, 도와주시고, 채워주시고, ... 그 끊임없이 뭔가 주시기에 사랑한다 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욥기에 보면 사탄은 하나님께 찾아와서 ‘인간이 왜 하나님을 사랑한단 말입니까? 하나님, 꿈 깨십시오. 뭔가 하나님이 주시니까 그들이 사랑하는 척 하는 겁니다’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비웃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정말 사랑했는가요? 수많은 계산속에서 사랑한다고 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언제나 먼저 손을 내미시고, 우리를 붙들어주십니다. 우리를 사랑해 주십니다. 그리곤 마침내 그 사랑의 결정판, 당신과 다를 바 없는 독생자를 내 죄를 속하기 위한 희생 제물, 화목 제물로 보내셨습니다.

그러기에 성경은 이렇게 우리에게 권합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성탄절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이 구체화 된 날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눈치 채셨습니까? 성탄절엔 이 땅에 무엇이 가득한 날인가요? 사랑이 가득한 날입니다. 위로부터 내리는 하나님의 은총과 용서, 축복과 사랑이 가득한 날입니다. 이 성탄절에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하신 것처럼, 하나님을 닮은 사람답게 하나님이 행하신 그 사랑을 흉내 내 봄이 어떤가요?

도무지 용서할 수 없던 사람을 이를 악물고서라도 용서해 봄이 어떨까요? 결코 도와주고 싶지 않던 그런 이를 헤아릴 수 없는 하나님의 넓은 마음으로 도와줌이 어떨까요? 움켜쥐고 살아도 부족할 것 같은 마음에 ‘아니지, 그래도 베풀어주어야지’하는 마음으로 구제의 손을 펼침이 어떨까요? 늘 마음에 찜찜하게 여기던 사람에게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천한 구유에 태어나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직접 찾아가 그 찜찜한 마음을 풀어봄이 어떤가요? 하필이면 성탄절이 왜 이리 추운 겨울철인가 하는 생각에, ‘아하, 이 추운 계절에 추위에 떨 이들을 생각하라고 그러신가 보다’하여 그들을 위해 기꺼이 구제 헌금이라도 듬뿍 드림이 어떤가요?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뭔가 시작합시다.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뭔가를 행합시다. 용서할 사람을 용서하고, 베풀 이에게 베풀어주고, 도와줄 이를 도와주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사랑과 나눔과 베풂을 이제 시작합시다. 성탄절엔 그 누구보다도 사랑이 바빠지는 절기여야 합니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하늘로 임하는 사랑이 가득한 이 성탄절에 그 사랑의 실천을 위해 뭔가를 시작합시다. 그것이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은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요, 그리할 때 세상도 비로소 하나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탄절을 맞아 3부 예배 후 각 선교회가 성탄 사랑을 준비하여 동회에서 추천받은 40가정을 찾아가 사랑을 전합니다. 이는 일 년 동안 카페에서 여러분들이 커피와 차를 팔아준 수익금 전부이며, 봉사해준 교우들의 사랑 전부입니다. 그리고 각 선교회에서 모아준 사랑의 열매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 하나가 있습니다. 찾아오고 요청하는 이들에게만 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손길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넓게 이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제 장로님들이 일어나 여러분들께 봉투 하나씩 드릴 겁니다. 그 안에 5천원이 들어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 쓰라고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성탄절에 주위의 어려운 이들 그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담아 전하라고 드리는 것입니다. 배달 사고 내지 마십시오. 이번 성탄절에 왕십리중앙교회에 임하신 아기 예수님의 사랑과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라고 드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한 절기, 성탄절입니다. 뭔가 구제를, 베풂을, 사랑 실천을 시작합시다! 하나님의 사랑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흘러 넘쳐 이 사회를 행복하게 할 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