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수입 마친 병사는 환복하고 활동화 착용하고 하이바 쓰고 오버로크 확인 후 오함마 들고 두돈반에 탑승하라!” 이 문장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시나요? 아마 대한민국 육군을 다녀온 예비역이라면 금방 뜻을 이해할 것입니다. 총기 수입(소총 기름칠), 하이바(방탄모), 오버로크(계급장을 꿰매는 것), 활동화(운동화), 두돈반(2.5t 트럭), 환복(옷 갈아입는 것), 오함마(대형 망치).....이러한 군대 용어들은 모두 과거 일제강점기 때부터 쓰던 전형적인 일본식 군사 용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사용되고 있는 일제 잔재 용어를 살펴보면 ‘구라치다(거짓말하다)’, ‘따까리(당번병)’, ‘구보(달리기)’, ‘기합(얼차려)’, ‘뿜빠이(나눔)’, ‘겐세이(방해)’, ‘이빠이(가득)’, ‘야마돈다(화나다)’, ‘고참(선임)’, ‘가라(가짜)’, ‘뽀록나다(드러나다)’..... 등입니다. 해방 후 76년이 지났지만 일본식 용어가 군대는 물론 건축 용어, 당구 용어 등 사회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최근 해병대 출신의 어느 목사님이 군대시절 이야기를 하다가 ‘순검’, ‘주계관’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런 단어들은 해병대만의 특수한 전통이라고 자랑스럽게 강조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순검은 ‘야간 점호’, 주계관은 ‘취사병’을 가리키는 일제 잔재 용어였습니다.  청소년 사이에 퍼진 인터넷 용어를 보면 줄임말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갑툭튀(갑자기 튀어나옴), 갠소(개인 소장),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모솔(모태 솔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이성 친구가 없었던 사람),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병맛(병신 같은 맛, 맥락없고 형편없고 어이없음),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안습(안구에 습기 찬다, 눈물 난다), 열폭(열등감 폭발), 운도남(운동화 신은 도시 남자), 장미단추(장거리 미인, 단거리 추녀. 멀리서 봤을 때 예뻐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못 생겼을 때), 지잡대(지방에 있는 잡스러운 대학), 화떡녀(화장을 떡칠한 여자).......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줄임말을 사용하는 동기를 살펴보면 ‘경제적 동기’에서 사용되었거나, 표현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적 동기’, 내용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오락적 동기’, 약어를 은어(隱語)처럼 사용해 친밀감을 강화하려는 '유대 강화 동기'에 의해 사용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최근의 심한 줄임말들은 같은 한국어를 사용하면서도 특정 연령층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것으로 결국 세대 간 의사소통의 단절을 가져오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살피기 팔찌’를 통해서 각자 스스로의 말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거친 말, 상처를 주는 말, 무시하는 말, 저주하는 말 등 부정적인 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말의 문제는 사실 마음의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그 사람의 마음에 가득한 것이 말로 표현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깨끗한 말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말하기보다 먼저 듣기에 힘쓰는 삶의 태도를 가져야하겠습니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

의인의 혀는 순은과

같거니와 악인의

마음은 가치가 적으니라

(잠10:19-20)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