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일본 후쿠오카의 라멘 체인점 ‘이치란’은 독특한 좌석 배치로 소위 대박을 쳤습니다. 모든 자리가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옆에 앉아 있는 손님은 물론 서빙해주는 종업원의 얼굴도 보이지 않습니다. 결과는 엄청난 성공이었습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이치란은 어느새 전국적으로 유명한 라멘 체인점이 됐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일본 어디서나 1인용 칸막이가 마련된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대인관계를 맺어가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2016년 9월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이 27.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표적 가구형태가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메뉴의 ‘1인 식당’이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1인용 화로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1인 고기집이나 1인용 샤브샤브집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서 술 마시기), 혼영(혼자서 영화보기), 혼행(혼자서 여행하기), 혼놀(혼자서 놀기), 심지어 혼자 노래방에서 가서 감정에 빠지고 마음껏 가무까지 즐기는 ‘혼곡’까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히 소비생활에만 그치지 않고 가족관계, 결혼관, 대인관계, 인생관 등 기존 전통적 가치관과 대비되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오직 나만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하며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을 선호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을 스트레스라고 여기며, 과거 전통사회에서 중요시하던 ‘인맥중심’에 대해서 회의감과 염증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홀로 지내기를 즐기는 사람일수록 타인과의 교류를 완전히 차단하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유하려 한다는 역설적인 사실입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적극적으로 혼자 즐기는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경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즉 혼자 즐기는 것은 또 다른 ‘외로움’의 표현입니다.

 

온 세상과 인류를 만드신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혼자 살아가는 것보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힘쓰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길입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4:12)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

(히10:25)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