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얼마 전 장래가 촉망되는 젊고 유능한 목회자를 잃었다. 필리핀 선교지에서 빗길 교통사고로 네 명의 목회자와 가족 등 l0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로 인해서이다. 필리핀 교통 참사는 2년 전 탈레반의 납치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아프칸의 어려운 주민들을 돕기 위해 찾아간 봉사단을 납치하여 오랫동안 감금하고 두 명의 아까운 인명을 살해한 그 끔직 했던 일말이다.

이 두 사건은 선교를 위해서라는 명제는 같겠으나 구체적인 목적이나 봉사방법, 선교지 사 정이 전혀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생각해봐야할 메시지는 선교지에서의 안전문제다. 아프칸은 이슬람권의 내전국인 반면 필리핀은 기독교세가 상당한 선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다. 따라서 사고의 유형은 전혀 다르나 선교지에서의 안전문제는 깊이 짚어 보아야 할 선교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선교지에서의 안전문제는 교통사고나 납치의 문제만은 아니다.

선교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떠난 데서 비롯되는 현지인과의 문화적 갈등 또한 심각하다. 선교를 위해 찾아 갔는데 부주의로 인해 오히려 안 좋은 인상만을 심어주고 왔다면 오히려 그리스도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 아니겠는가? 교통사고나 납치로 인한 실종사건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이지 생각보다 많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특히 교통사고는 후진국일수록 빈번하고 납치문제 또한 북한에 만행이나 종교적 앙심, 경제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행태가 다양할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

금번 필리핀에서의 참사를 보면서 네 명의 훌륭한 목회자를 잃어야 했고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는 두 교회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유족과 교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선교지에서의 안전문제에 대한 연구가 따라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선교지 답사, 단기선교 등 교회의 해외여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번 참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총회적 차원에서 안전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