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3년 안에 무슨 재주로 ...? 나를 위해 하신 말씀이지만 속으로 나는 그 말씀에 동의하지 않았다. 교회가 무슨 뻥튀기 장사인가, 3년 안에 ... 신앙의 세계가 그렇게 쉬운 건가...?

  

    신앙은 기다려주는 것이다. 변할 때까지, 깨달을 때까지, 주님을 제대로 만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 때까지 낙심하게 되거나 실망하게 될 때, 서로 지탱해 주라고 교회가 있는 것이며, 목회자가 있는 것이며, 교우들이 있는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 그러다 마침내 은혜 받고 성장 성숙하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 신앙의 세계이다.

    

    나비가 고치 껍질에서 나오려고 애를 쓴다. 보다 못해 칼로 고치 집을 찢어주었더니 나비는 나오자마자 날지도 못하고 죽어버렸다. 왜? 고치 껍질을 벗어나는 작업이 힘들고 고되지만 그것은 나비에게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도 하나의 세계, 인간적으로만 살던 그 세계에서 거듭나려고 할 때, 과정이 필요하다. 힘들지만, 그래도 가치있는 과정이다. 그러기에 감당해야 하고, 교회는 그것을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교회는 건강하게 서게 된다. 설익은 밥으로 만족하면 탈난다. 설익은 교인들로 기뻐하다간 교회가 탈난다. 기다려주는 교회, 우리 왕중교회이다.

 

    112년을 기다려온 왕중교회, 오늘도 기다린다. 먼저 선 교우들은 뒤 따라오는 교우들 손 잡아주며 함께 나아가자. 일이십년 있다 사라질 왕중교회가 아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