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어느 절간에서 스님들이 모여서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 아주 난감한 문제를 토의하고 있었는데 , 결론은 누가 호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 였습니다 . 그러자 한 스님이 일어서더니 이렇게 말했답니다 . “소승이 십자가를 지겠습니다 .”

우스갯소리지만 , 스님도 십자가를 진다는데 , 우리 성도들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 그러나 요즘엔 십자가 지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 내 어릴 적만 해도 주님을 위해 , 교회를 위해 십자가를 지겠다는 이들을 쉽게 만났는데 , 요즘엔 자기가 십자가를 지겠다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 행여나 자기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 자기가 덤터기 쓸까봐 모두들 몸을 사리지 기꺼이 ‘제가 십자가를 지겠습니다 .’하는 이들을 십자가의 전당 , 교회에서 조차 만나 보기 힘듭니다 .

어느 아이가 교회당에 생전 처음으로 들어와서는 중앙에 놓인 커다란 십자가를 보면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 “어머나 , 저렇게 큰 더하기 표시는 뭐지 ?” 우리는 십자가를 늘 마이너스 (minus), 나에게 있는 것들을 빼앗아가는 , 내게 있는 것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여기고 사는데 , 실상 십자가는 더하기 , 플러스 (plus)입니다 . 그것도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 영원한 복을 주시기 위해 하늘로부터 내려주신 더하기 , 축복의 통로입니다 .

오늘 성경 말씀에도 그런 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 십자가를 이야기 하자 제자들이 정색을 하고 반대합니다 .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 결코 자기들의 공동체에 , 자기들이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십자가의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 그만큼 십자가는 그들에게 부정적인 것이고 , 무언가 소중한 것을 빼앗기는 것이고 , 잃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 마이너스 중에 마이너스였습니다 .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25 절 ,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 잃어버리는 게 최종적인 것인가요 , 찾는 게 최종적인 것인가요 ? 얻는 게 최종적인 것인가요 , 잃는 게 최종적인 것인가요 ?

26 절 ,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천하가 중요한 것인가요 , 제 목숨이 중요한 것인가요 ? 천하가 우선인가요 , 제 목숨이 우선인가요 ?

제 목숨 잃어버리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 온 천하를 얻었어도 그 날로 죽어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요 ? 예수님께서도 잘 아십니다 . 목숨은 천하와 바꿀 수 없습니다 . 제 목숨이 제일 중요합니다 .

그렇다면 제 목숨 , 중요하다고 해서 자기가 움켜쥐면 되는 것인가요 ? 잘 가꾸고 , 챙긴다고 제 목숨 무한히 연장되고 , 영원을 살 수 있는가요 ? 언젠가 뉴스를 보니까 오래 살겠다고 , 건강하게 살겠다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다가 심장마비로 죽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

사랑하는 여러분 , 이것은 분명히 알고 넘어갑시다 . 우리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뭔지 아십니다 . 우리네 목숨 , 생명이 제일 중요합니다 . 그런데 그 목숨 , 자기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고 그걸 무작정 움켜쥐고 쩔쩔매며 산다면 , 그 목숨 , 결국 잃어버리고 말 것이요 , 자기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목숨 , 기꺼이 주를 위하여 ,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내 놓으면 우리 하나님께서 그에게 영생을 주시고 , 영원토록 살게 하실 것입니다 .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이 세상 살아가면서 우리가 챙기면 그런대로 우리 수중에 남습니다 .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들 , 내 삶에 꼭 있어야 하는 소중한 것들은 내가 챙긴다고 챙겨지는 게 아닙니다 . 인생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들은 값을 매길 수 없어서 하나님께서 그냥 거저 다 주신 것들입니다 .

그런데 인생은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자기가 챙기겠다고 , 그래서 마치 자기가 그것들을 통해 영생을 얻으려는 듯이 그렇게 고집부리고 , 자기 것으로 울타리를 치고 천년만년 살아갈 것 같이 합니다 . 어리석은 일입니다 .

가장 소중한 것은 내 소유가 아닙니다 . 그건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 그걸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 자기 것인 양 생각하고 사는 것이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 그에 대해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비극을 맛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자질구레한 것들은 내 것인지 모르지만 , 소중한 것들은 내 것이 아닙니다 .

그러기에 움켜쥐고 사는 사람 , 그들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마이너스 , 빼기 부호이지만 , 이 인생의 비밀을 아는 이들에게 십자가는 플러스 , 축복의 더하기 부호입니다 .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 우리 주님을 위하여 여러분이 잃는다고 생각하는 그것들 , 그것들은 잃는 게 아니라 도리어 여러분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더하기 가 될 것입니다 . 분명히 ‘잃으면 찾으리라 !’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그러므로 예수님을 위하여 , 하나님을 위하여 버릴 것은 버리십시오 . 포기할 것은 포기하십시오 . 이것이 역설적인 기독교의 진리입니다 . 타 종교의 가르침은 합리적인지 모르나 , 기독교의 진리는 역설적입니다 . 높아지고자 하는 자는 낮아지고 낮아지는 자는 높아질 것입니다 .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입니다 . 얻고자 하는 자는 잃고 잃고자 하는 자는 얻을 것입니다 ! 그것도 우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 우리 구주 예수님을 위해 잃는 자는 얻을 것이요 , 포기하는 자는 더하여 풍성할 것입니다 .

그러면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 내 손에 있는 것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는가요 ? 이것 , 얻기 위해 얼마나 수고하고 , 고생을 했는데 , 이것을 쉽게 포기할 수 있단 말인가요 ? 베드로를 비롯하여 제자들 모두가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평상시 단 한 번도 십자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 지금은 비록 고생길을 걷지만 이 고생을 다하면 팔자 고칠 것이라 생각했지 , 십자가는 꿈에도 생각 하지 않았습니다 . 그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부귀영화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예수님을 잘 모시고 , 그렇게 함께 동고동락 하면 예수님이 한 자리 잡을 때 자기들은 모두 팔자 고치고 , 누구는 총리 되고 , 누구는 국회의원 되고 , 누구는 장관 되고 , ... 뭐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 폭탄선언을 하셨습니다 . 장차 , 예루살렘에 올라가 핍박을 받고 십자가에 죽고 , 그리고 3 일 만에 살아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 이에 제일 먼저 발끈한 이가 베드로입니다 . 본문에 보면 베드로는 이런 예수님을 향해 항변 (抗辯 )하였다고 합니다 . 대든 것입니다 . 점잖게 말한 게 아닙니다 . 원어 ‘에피티마 ’는 ‘책망하다 , 야단치다 ’는 뜻입니다 .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발끈하였습니다 . 자기들이 뭘 바라보고 그 고생을 해 왔는데 , 그 고생이 물거품이 되는 일이 벌어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아주 냉정한 태도로 그 사랑하시던 제자를 향해 이렇게 책망하셨습니다 .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

예수님께서 평상시 베드로를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베드로의 태도에 의해 예수님이 넘어지실 일도 없습니다 .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를 사랑하셨습니다 . 아니 베드로만 사랑하신 게 아닙니다 . 그를 따르던 제자 모두를 사랑하셨습니다 . 정말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 요 13:1 에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고 합니다 . 예수님은 제자들을 정말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

그런데 그 사랑하는 받는 이들이 예수님을 넘어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 아십니까 ?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내가 넘어질 일도 없는데 ...’하시는 심정입니다 .

예수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일만 생각할 때 , 예수님은 넘어지십니다 . 그럼 하나님의 일 , 사람의 일이란 게 뭔가요 ?

예수님의 사랑을 받고 살면서도 , 그 사랑 안에 있으면서도 마음속에 하나님의 것이 없습니다 . 언제나 사람의 것만 있습니다 . 가치가 언제나 세속적이고 , 인간적인 것들뿐입니다 . 무슨 행동을 평가하고 , 가치를 매길 때도 언제나 물질적입니다 . 세상의 가치가 그 기준입니다 . 마음속에 신령함이 없습니다 . 언제나 육신적입니다 . 무엇을 할 때에도 늘 이것이 나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지 , 얼마나 벌 수 있는 건지 , 사람들이 과연 알아주는 것인지 ... 오로지 세상 가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하는 이는 주님을 넘어뜨리는 자입니다 .

그 뿐 아닙니다 .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이 뭔지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 그저 하나님은 내 생각 , 내 환경 , 내 물질 , 내 건강 , 내 것들을 지켜주고 더 풍성하게 해 주는 존재에 불과할 뿐입니다 . 그러기에 하나님과 물질 중에 우선권은 언제나 내 물질입니다 . 내 물질에 하나님은 어떤 유익을 줄 수 있는가가 우선입니다 . 내 재산 증식 , 보존에 하나님은 어떤 이익을 주는가가 우선입니다 .

그러기에 때로는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 합니다 .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을 떼어 먹습니다 .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 하였나이까 하는 도다 .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 .”(말 3:8)

여러분 , 십일조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것입니다 . 결코 내 것이 아닙니다 . 고민할 것도 없습니다 . 아 그게 내 것이면 고민하겠는데 그건 내 것이 아닌데 뭘 걱정하고 고민하는가요 ? 내 것이라면 고민하겠지만 , 남의 것이라면 왜 고민 하는가요 ?

그런데 내 안에 탐심이 동하면 , 하나님의 것조차 내 것으로 여겨지고 아깝고 아깝습니다 . 열 개에서 단 하나가 하나님의 것입니다 . 그럼에도 탐심이 생기면 그 하나조차도 아깝습니다 . 그러기에 이 구실 저 구실로 자기 창고에 숨겨두고 , 쌓아둡니다 . 그렇지만 ,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그 창고엔 결국 동록 (銅綠 )이 슬고 , 구멍이 날 것입니다 . 그것 때문에 해를 당할 것입니다 .

예수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살면서 이렇게 하나님의 것이 그 마음에 없는 사람 , 예수님을 넘어뜨리는 이입니다 ! 하나님의 것으로 , 하나님의 마음으로 ,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기를 채우십시오 !

이를 위해 끊임없이 성도가 힘써야 할 일이 뭔가요 ? 자기를 부인해야 합니다 . 자기 욕심을 부인하십시오 . 자기 욕망을 부인하십시오 . 자기를 더 감싸려고 하는 , 자기 생각에 더 비중을 두려고 하는 , 자기감정에 더 충실하려는 그런 것을 부인하십시오 .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 내가 거짓말 해도 되나 ...’ 신앙양심에 고민하며 자기의 욕망을 부인하라 . 이런 자기를 부인하지 못하면 그는 하나님 앞에 충실할 수 없습니다 . 이 자기 부인의 고통이 십자가인 것입니다 .

여러분이 지고 있는 십자가는 뭔가요 ? 옛날에는 교회에 못 가게 하는 핍박과 박해가 십자가였습니다 . 내 어릴 때만해도 교회 갔다고 매 맞는 아이들이 있었고 , 교회 다닌다고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다리가 부러진 이들도 있었습니다 . 군대에서도 ‘교회 갈 놈 집합 ’하여 나가면 먼저 두드려 맞고 , 기합 받고 그 다음에 교회가곤 했습니다 . 그래도 그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교회에 갔습니다 .

우리 사회가 강한 유교 문화였을 때는 제사를 강요당하고 , 신앙생활 못하게 하는 고통이 십자가였습니다 . 명절만 되면 제사 때문에 고통이었습니다 . 신앙 양심을 죽여야 하는 고통이 심했습니다 . 집안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아야 했습니다 .

그러나 이제는 풍요로운 사회이고 , 개개인의 개성이 중시되고 , 인권과 자유가 앞장서는 세상입니다 . 이제 우리들에게 있어서 십자가는 뭔가요 ? 신앙 생활하는데 고통스러운 것은 뭔가요 ? 예수님을 따라가는데 참 부담스러운 십자가는 뭔가요 ?

이젠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 자기 위주 , 자기 본능 , 자기 생각 , 자기 감정 , 자기 취향과의 싸움이 십자가입니다 .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 자기는 그게 싫은 게 문제입니다 . 그렇다고 불신자처럼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 하나님은 분명 살아계심을 알겠는데 , 자기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고 싶고 , 자기 가족만을 위해 살고프고 , 집회나 기도회 나가는 게 귀찮고 , 봉사하는 게 부담되고 , 그럼에도 하나님께선 자꾸 자기를 부인하라 하시고 ...

요즘 많은 성도가 십자가를 잃어버렸습니다 . 아니 버렸습니다 . 일부러 못 본 체 합니다 . 십자가 없는 성도가 너무 많습니다 . 그래서 때론 경거망동 (輕擧妄動 )합니다 . 자기 편한 데로 예수 믿고 자기 편한 데로 교회 생활 합니다 . 예수님의 법도는 뒤로 처져 버렸습니다 . 예수님으로 하여금 넘어지게 합니다 .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그리스도인은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 주님을 따라 감에 있어서 맞부딪히는 고통과 어려움 , 갈등들을 이겨나가야 합니다 . 자기를 끊임없이 부인하며 내 안을 주님의 마음으로 채워야 합니다 . 내 안을 채우고 있는 세속적이고 , 자기중심적인 것들을 버리고 주님의 것으로 내 안을 채워야 합니다 . 영적인 것으로 채워야 합니다 .

사순절 다섯째 주간입니다 . 주님을 따라감에 내가 져야 할 십자가 , 내가 결코 피할 수 없는 십자가가 뭔가 묵상하며 한 주간을 사십시오 . 그리고 그 십자가 짊어지고 우리 예수님을 따릅시다 .

No cross, no crown! 십자가 없이 영광도 없습니다 . 이게 그리스도의 세계 안에 하나님께서 정해놓으신 법도입니다 . 자기 편한 데로 , 자기 식으로만 신앙 생활하려는 그 유혹 , 자기 생각 , 자기감정 , 자기 물질 , 자기 가족만이 중시되는 그 자기 중심적 신앙 행태 , 자기를 부인하고 , 하나님의 법도 , 자기 십자가를 지십시오 . 그 십자가 행진에 마침내 진정한 성도의 축복이 있을 것입니다 .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 하시어 플러스 인생이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