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값이 비싸 "헤엄치는 보석"으로 불리는 일본산 비단잉어가 아시아 각지의 부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태국 수도 방콕에는 해마다 연례적으로 비단잉어 경매행사가 열립니다. 행사장에는 기업체 사장과 변호사 등 부유층들이 몰려 성황을 이룹니다. 일본의 유명 산지에서 공수해온 비단잉어 100여 마리가 경매에 부쳐집니다. 출품된 잉어는 몸길이 30㎝ 전후로 아직 다 자라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며, 애호가들은 당일 비단잉어의 컨디션과 헤엄치는 모양 등을 살피면서 다 자라면 어떤 모양과 체형이 될지를 예상하며 경매에 응찰합니다. 보통 행사는 말 그대로 성황리에 종료되며, 출품된 비단잉어 전량이 일찌감치 다 팔린다고 합니다. 개중엔 일본 돈으로 약 45만 엔(약 450만 원), 현지근로자 초임으로 1년분에 해당하는 비싼 값에 낙찰된 것도 있으며, 심지어 고급 잉어는 한 마리에 100만 엔(약 1천만 원) 이상 하는 것도 있습니다.

 

동남아 등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는 그동안 관상용 어류라면 으레 열대어였습니다. 그런데 아시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10여 년 전부터 분위기가 일변했습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싸고 아름다운 비단잉어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 "무조건 아름다운 비단잉어를 기르고 싶다"거나 "사육 중인 연못을 보여달라"는 등의 문의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에 비해 기온이 높은 태국은 수온이 높아지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잉어의 모양과 빨간 색상이 엷어져 누렇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잉어가 빨간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못에 냉각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또 더위에 잉어가 야위지 않도록 먹이를 하루에 5번 정도 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애호가들은 "잉어를 기르는데 드는 돈은 아끼지 않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비단잉어는 사육방법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기 때문에 1천만 엔(약 1억 원) 이상을 주고 구입한 가장 비싼 비단잉어들은 태국 자택에서 기르지 않고 일본에 있는 전문업자의 연못에 맡겨 일본에서 따로 관리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런 초고급 잉어일수록 곁에 두고 기르면서 즐겨야 하겠지만, 보다 더 아름다운 색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 위탁 양식 방법까지 동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의 이런 높은 인기와는 대조적으로 정작 본고장인 일본에서 비단잉어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판매액도 줄고 있다고 합니다. 핵가족화로 아파트와 맨션 등 집단주거지에 살거나 서양식 주택을 짓는 젊은 층이 늘고 있으며, 잉어를 키울만한 연못을 갖춘 전통 일본주택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사람들을 향해서 “그들의 총명이 어두워지고 그들 가운데 있는 무지함과 그들의 마음이 굳어졌다(엡4:18)”고 표현했습니다. 참된 진리,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 때의 기분이나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덩달아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행동하면 그 사람들처럼 주목받고 인정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진정한 평안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누릴 수 있으며, 진정한 행복은 오직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시4:7)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