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2일(금)은 연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동지를 ‘작은 설’로 부르며 중요한 명절로 여겨왔습니다. 동지 때 태양은 가장 남쪽에 위치하는데, 중국, 대한민국, 독일 등과 같은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며, 남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습니다. 이번 동짓날 서울지역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43분, 일몰 시각은 오후 5시 17분이었습니다. 낮의 길이는 9시간 34분, 밤의 길이는 14시간 26분이었습니다.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입니다.

 

동지는 뭐니 뭐니 해도 팥죽을 먹는 날입니다. 아예 동지를 ‘팥죽 먹는 날’쯤으로 여겨 ‘동지팥죽’을 한데 묶어서 생각할 정도입니다. 팥죽의 붉은 색이 잔병이나 잡귀를 쫓아내 집안에 건강과 안녕을 가져다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동짓날이면 팥죽을 대문이나 벽 등에 뿌렸습니다.

 

조상들은 ‘동지첨치(冬至添齒)’라고 해서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 비로소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설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처럼,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것은 옛날에 동지를 1년의 시작인 정월(正月)로 삼았던 풍속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또, 동지를 지나면서 점차 낮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전 세계 많은 곳에서 동지를 축제일, 또는 1년의 시작일로 삼았습니다. 중국 전통에서도 동지를 음력을 계산하는 기준점으로 삼았습니다. 현대 천문학이 1 태양년을 춘분에서 다음 춘분까지 태양이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보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동지에서 다음 동지까지로 보았습니다.

 

동지 무렵부터 추위가 강력해지기 시작합니다. 동지는 1년 24절기 중 22번째이자 6개 겨울 절기 중 4번째 절기입니다. 한겨울은 대개 동지(12월 22일) 무렵부터 소한(1월 5일), 대한(1월 20일)까지 한 달 정도 위세를 부리다 24절기가 새로 출발하는 입춘(2월 4일)에 그 바통을 넘겨줍니다. 크리스마스의 전통의 배경이 서양의 동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낮이 점점 짧아지는 것을 태양이 죽어가는 것으로 보고,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길어지는 것을 태양이 되살아나는 것으로 생각하여 태양신을 기리던 이교적 축제가 있었습니다. 로마제국시대에 기독교의 보급 이후 “태양신을 기릴 수는 없으니,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이 날에 기념하자”는 의도로 교체하여 성탄절 전통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밤이 가장 긴 날, 모든 인류에게 흑암이 가장 깊었을 때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죄와 사망의 권세에 볼모로 잡힌 인류를 해방시키기기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면서부터 인류 역사는 예수님이 오시기 전(B.C.)과 예수님이 오신 이후의 역사(A.D.)로 나누어집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면서부터 우리의 새 생명과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짓날은 성탄절의 역사적 예표이며, 동짓날의 완성은 성탄절입니다. 그래서 성탄절에 먹어야할 음식은 새알이 가득 한 팥죽이어야 합니다.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치었도다 하였느니라

(마 4:16)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