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을 갖습니다.
아마도 목회자에게 안식년은
땅의 휴식기에 해당 될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것도 뿌리지 않아도,
그냥 그대로만 두어도
오만가지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도
그냥 그렇게 두고 있노라면
땅이 자체 기력을 회복하는 것처럼
그런 때가 안식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젊은 시절 안식년을 맞이하면
반드시 어딘가를 가야하고
꼭 뭔가를 더 배워야 하고
돌아와선 뭔가 더 멋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이젠 나이 들어 3번째 안식년이라 그런지
그냥 그대로, 그야말로 온갖 풀이 자라도록
그런 땅의 휴식기 같은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어느 집사님 한 분이
제 방에 찾아와서는 그런 당부(?)를 하십니다.
‘목사님, 멍 때리다 오세요.
절대로 뭔가 일하다 오지 마시고
영화도 보시고, 전시관에도, 미술관에도 ....
그러면서도 다 내려놓고 멍 때리다 오세요.’
 
그래요, 그럴 겁니다.
세상을 향하여 멍을 때리면서
오직 예수님만을 더욱 더 바라보고 교제하다
돌아오겠습니다.
교우들께도 여전한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