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 최초의 선교사로 파송을 받은 이기풍목사가 제주에서 복음을 전파한 지 꼭 한 세기가 되는 해이다. 본 교단을 비롯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및 합신측과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이를 기념하여 제주에서 제93회 총회를 제주선교 100주년 기념!장로교 연합감사예배로 드렸다. ‘은혜의 100년 섬기는 100년’이란 주제와 ‘겸손과 사랑으로서 세상에 희망을’이란 표어를 내걸고 4개 교단 5천여 성도가 참석하여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분열을 회개하고 협력과 일치를 다지는 장로교 제주선언’을 채택했다.
일제 시에도 하나이던 장로교회가 아이러니 하게도 일제 청산문제로 고신측과 분열하고 곧 이어 신신학 시비로 기장측과 헤어지고 고작 수년 후엔 WCC 용공시비로 합동측과 갈라진 지 실로 반세기 만에 전 총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이 자리엔 첫 분열의 당사자였던 고신측이 제주에서 총회를 모이지 않아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분열 당사자들은 하늘나라로 가거나 고령으로 뒷전에 물러서게 된 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교단을 운영하는 총대들이 50년 만에야 만나게 된 것은 교단의 벽이 높고 견고하다는 현실외 반영일 것이다.
금번 제주에서의 만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느 교단의 비협조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여배 순서를 만드는 데도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하나의 교단에서 출범한 형제들이 50년 만에 해후하면서도 성례를 거행하지 못한 점은 실로 부끄러운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성찬예식의 거부는 본 교단과 기장측에 여목사, 여장로가 있다는 이유였다. 형제가 연합하여 함께 떡을 떼고 잔을 나누면서 주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예식을 거행하지 못함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설교 역시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지루함까지 느끼게 한 것은 오히려 연합을 깨려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하다. 다만 사회자가 순서에 없는 기도시간을 가지면서 신사참배와 분열, 그리고 빛과 소금으로 살지 못한 것을 회개하자며 교단 지도자들을 단상으로 불러올려 무릎을 꿇게 하고 기도하도록 한 점은 연합예배의 결실일 것이다. 이러한 모임을 자주 가져 연합과 일치를 지향해 가야 할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신도신문 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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