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을이 저 멀리 물러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서로의 체온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그래서 날씨가 추워지면 부부간에는 서로를 더 그리워하며 친밀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부부간의 온도도 싸늘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부부관계가 힘든 어떤 남자가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저희 부부는 신혼 초에만 반짝 행복했을 뿐이고 매일 싸움의 연속입니다. 싸우는 날이 싸우지 않는 날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이렇게 싸우려고 결혼했나.’ 하는 후회가 날마다 파도같이 몰려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하고 있으며 관계가 다시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부부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없을까요?” 목사님이 대답했습니다. “무조건 아내의 말을 들어주세요! 끝까지 들어주세요!”

 

한 달 뒤에 그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너무나 답답하고 힘들었지만 이를 악물고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크게 나아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이 말했습니다. “그동안 아내가 말하는 것을 끝까지 다 듣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이제는 가서 아내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다 들으세요!”

 

말하지 않는 것까지 다 들으라니 무슨 뜻인가요? 마음의 소리까지 들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입으로 말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말소리, 눈빛, 얼굴 표정, 옷매무새... 다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외치는 소리를 들으라는 말입니다.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소원을 물으셨을 때 솔로몬이 구한 것은 지혜가 아니었습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것은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끝까지 다 듣는 자세, 상대방이 말하지 않은 것까지 다 듣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구했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이 하는 말을 끝까지 다 듣고 상대방이 말하지 않은 것까지 다 듣게 되면 비로소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이 ‘지혜’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부부 사이에도, 직장동료 사이에도, 이웃 사이에도, 성도들 사이에도 듣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듣는 마음은 서로를 친밀하게 만드는 안식처이며, 아픔을 치료하는 능력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듣는 자는 더욱 복된 자입니다.

 

오직 내 말을 듣는 자는

평안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이 없이

안전하리라 (잠1:33)

 

/홍익교회 담임목사